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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어의 질투…다른 수컷 수정란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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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어의 질투…다른 수컷 수정란 먹어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3.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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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짝으로 선택한 암컷의 난자가 다른 수컷의 정자를 받아 수정될 경우 그 알을 잡아먹는 '질투심 많은' 열대어의 생태가 밝혀졌다고 8일 캐나다 일간지 밴쿠버 선이 보도했다.

캐나다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SFU)의 생물학자 수잔 그레이와 로렌스 딜 교수는 인도네시아 마타노 호수에 서식하는 민물고기에 대한 연구 결과, 암컷과 수컷이 각각 난자와 정자를 낳아 수정시키는 교배시 주변에 있던 다른 수컷이 몰래 접근해 수정시키면 그 알을 잡아먹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몸길이 5㎝로 은빛에 가까운 밝은 색의 이 열대어는 속명이 없이 텔마테리나 사라시노룸(Telmatherina sarasinorum)이란 학명으로만 알려져 있다.

그레이 교수는 "물고기 수컷이 자기 새끼인 알을 잡아먹는 일은 다른 종에서도 종종 있으나 그 이유가 부계(父系) 확인인 경우는 없었다"며 "다른 종은 알을 보호할 의무를 지닌 수컷이 산란된 알이 너무 적어 에너지를 소모해 지킬 가치가 없다고 판단될 때 잡아먹고 다른 암컷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컷이 짝을 찾아 자신의 색깔과 지느러미를 뽐내며 구애하고, 다른 수컷을 물리는 일은 상당히 격렬한 작업"이라며 "그렇게 교배가 성사됐는데 주변에 숨어있던 다른 수컷이 끼어들어 일부 알을 수정시키면 자손으로서 알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두 교수는 열대어의 몸 색깔이 교배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수차례 인도네시아 현지 조사를 하던 중 이같은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논문은 미국 동물학회지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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