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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美협상단에 을지문덕 한시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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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美협상단에 을지문덕 한시 보내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3.1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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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策究天文(신책구천문)이요 妙算窮地理(묘산궁지리)라, 戰勝功旣高(전승공기고)이니 知足願云止(지족원운지)라'(신기한 책략은 하늘의 이치를 다했고 오묘한 계산은 땅의 이치를 꿰뚫었도다. 전쟁에 이겨 이미 공이 높으니 만족함을 알고 그만두기 바라노라)

농산물, 자동차, 섬유 등 핵심 쟁점 분야에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장에 한시(漢詩)가 등장했다.

12일 한미FTA 우리측 협상단에 따르면 농업협상팀은 갈수록 맹렬한 공세를 퍼붓고 있는 미국 협상단에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이 지은 한시 '여수장 우중문시'(與隋將于仲文詩)의 원문과 영역본을 건넸다.

삼국사기에 실려 전하는 이 시는 고구려의 을지문덕 장군이 수나라 양제의 명으로 고구려를 침공한 우중문에게 '이제 그만 만족함을 알고 돌아가라'고 충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쇠고기, 오렌지 등 민감 품목에 대한 거센 개방요구를 받고 있는 우리측 협상단이 을지문덕 장군의 시를 전한 것은 농산물 분야에서 이미 한국이 어느 정도 양보안을 내놓았으니 미국도 공세수위를 조절해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시의 힘을 빌린 우회적 요청에 미국은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농업협상을 이끌고 있는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235개 민감품목 대부분을 포함해 280개 품목 정도가 미합의 상태"라며 "미국은 '예외없는 관세철폐' 원칙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고 협상 상황을 전했다.

농업분과 협상은 부진한 진도탓에 오는 19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민동석 농림부 차관보와 리처드 크라우더 미 무역대표부(USTR) 농업담당 수석협상관간의 고위급 절충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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