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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 씨 마르고 오징어는 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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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 씨 마르고 오징어는 넘쳐
  • 헤럴드경제제공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5.2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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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강원도 주문진 앞바다에서 길이2m에 무게가 무려 20㎏이 나가는 초대형 갯장어가 잡혀 화제가 됐다. 갯장어는 원래 따뜻한 물에서 서식하는 난류성 어종으로 강원도 해안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이렇게 급격한 수온 상승 현상으로 인한 해양생태계의 이변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동해에서 주로 잡히던 명태 등이 사라지고 오징어, 멸치만 풍년을 이루고 있는 것. 실제로 동해안의 수온 상승 속도가 전 세계 해안의 평균 해수면 온도 상승 속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해양연구원 이재학 해양기후변화연구단장은 28일 ‘기후변화에 따른 동해 중장기 변동 반응연구 결과’를 통해 지난 100년간 동해의 표층수온이 약 2℃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연안의 해수면도 연간 3.2mm 상승했다.

특히 해수면은 최근 9년 동안 연간 6.5mm, 최근 14년 동안에는 6.4mm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온과 해수면 상승은 전지구 해양변화의 평균값(수온 약 0.04℃/연, 해수면 3.1mm/연)보다 높은 것으로 우리나라 주변 해역이 기후변화에 대한 반응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결과 지난 1940년대 동해의 표층수온에서 온도 상승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이후 80년대 중반부터는 해마다 0.06℃ 수온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름에 주로 기온이 올라가던 예년과 달리 수온상승 현상이 계절과 무관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특히 동해 북서부 해역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이미 동해안에서는 대표 어종의 변화가 나타나는등 ‘어군 지도’가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명태, 꽁치, 정어리 등의 한류성 어종은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는 대신 오징어나 멸치 등 난류성 어종들이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고 있고 서식지 또한 점점 북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단장은 “해상기후변화에 따라 동해 바다가 아열대 생태계로 빠르게 변하고 있어 이런 추세가 진행된다면 동해에 산호초가 등장할 수도 있다”며 “연구가 이뤄진 동해뿐 아니라 서해와 남해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임에도 현재 정부 차원의 대책이 미흡한 실정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단장은 이어 “해양생태계 및 양식어장 환경 변화 그리고 해수면 상승에 따른 해일 가능성과 저지대 침수 등에 대한 대책이 국가 차원에서 마련돼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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