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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배아은행 등장...'아기가 상품이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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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배아은행 등장...'아기가 상품이냐' 논란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1.0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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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정자와 난자를 아예 결합시킨 배아를 만들어 아기를 원하는 미혼녀나 불임자, 동성애자 등에게 판매하는 '배아은행'이 미국에 등장해 '아기가 상품이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지가 6일 보도했다.

    미국 텍사스주 샌 앤토니오에 있는 '에이브러햄 생명센터'라는 회사는 세계 최초로 남성의 정자와 여성의 난자를 기증받아 이를 배아로 만든뒤, 임신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판매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회사는 애리조나주의 한 백인 여대생으로부터 기증받은 난자와 정자은행에서 구한 백인 남성 변호사의 정자로 22개의 배아를 만들어, 이를 주문한 2명의 여성에게 각각 배아 2개씩 임신 시술을 마쳤다.

    또 유타주의 한 항공사 여승무원 난자와 뉴욕주 의사 남성의 정자로 만든 배아를 곧 주문 여성에게 시술할 예정이다.

    배아 주문자들은 난자 및 정자 제공자들의 학력, 외모, 성격, 건강 등 자세한 신상 정보를 미리 설명듣고 구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며, 앞으로 태어날 아기의 모습과 성인이 됐을 때의 컴퓨터 사진까지도 볼 수 있다.

    회사측은 난자 제공자를 대졸이상의 20대, 정자 제공자는 박사나 변호사 등 고학력자로 제한하고 있으며, 엄격한 신체검사와 성장 환경, 기호, 가족사, 정신질환 조사 등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이 만들어진 배아의 가격은 2천500달러, 임신시술까지 합쳐 아기를 갖는데 드는 비용이 총 1만달러 미만으로 가격이 저렴하다는게 장점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150명이 넘는 부부들이 배아 시술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배아은행이 등장한데 대해 인간의 출생을 상품고르듯 한다는 등의 비난 여론이 거세다.

    켄터키주 루이스빌대의 마크 로스스타인 생명윤리학 교수는 "우리는 갈수록 아기를 상품처럼 취급하고 있다"며 "그건 컴퓨터를 사는 것과 같다. 규격을 주고 원하는 컴퓨터를 주문하는 것과 똑같지만 아기와 상품을 같은 식으로 여겨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프린스턴대의 로버트 조지 교수는 배아은행의 등장으로 인간의 상품화를 막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가 더욱 뚜렷해졌다며, 사람들이 지능지수와 학력 등에 따라 맞춤형 아기를 가지려는 풍조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 재생의학학회의 스티븐 오라이 회장도 "이건 기본적으로 배아를 상품화하는 것이며, 특정한 자질을 만들어내기 위해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이를 아주 큰 문제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에이브러햄센터의 제널리 라이언씨는 과거에 시험관 시술이나 정자, 난자 기증에 의한 아기가 태어났을 때도 큰 비난이 있었던 점을 지적하며, 이것이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에 이런 비난들을 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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