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함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 뛰어든 STX가 해외 계열사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2천500억원의 인수 자금을 마련했다.
STX는 이에앞서 노후선 4척을 팔아 5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해 총 3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STX는 향후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수시로 현금성 자산을 매각해 인수 자금 확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TX유럽(구 아커야즈)은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된 자회사인 STX OSV 보유 지분 18.27%를 시간외거래를 통해 주당 1.33 싱가포르 달러에 투자펀드인 옥지프(Och-Ziff)사에 팔고 한화로 환산해 약 2천500억원을 받았다.
유럽 최대의 크루즈선사인 STX유럽은 STX조선해양과 STX엔진이 각각 지분 67%, 33%를 보유하고 있다.
또 STX조선해양은 지주회사격인 ㈜STX가 최대주주로 지분 33.2%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STX OSV 지분 매각 대금은 계열사 간 지분 거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하이닉스 인수 자금으로 쓰일 전망이다.
STX OSV는 해양작업 지원선 건조 회사로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증시 상장과 동시에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던 STX유럽이 운영 자금 마련을 위해 31%의 지분을 공개 매각한 바 있다.
상장 당시 0.79 싱가포르 달러에 공모가가 형성됐던 STX OSV의 주가는 지난 금요일 기준 1.42 싱가포르 달러에 마감, 지난 7개월간 주가가 80%가량 상승했다.
STX OSV는 지난해 매출 22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수주잔량이 53척, 33억달러에 달한다.
STX유럽은 여전히 50.7%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의 지위를 유지할 계획이다.
지분을 인수한 옥지프사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으며 운영자산이 약 290억달러에 이르는 세계적인 투자펀드다.
STX는 "이번 STX OSV의 지분 매각이 해외 투자자금 회수에 대한 좋은 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STX가 인수 의향서를 제출하자마자 해외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해 2천500억원에 이르는 실탄을 마련했다는 것은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 역량과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STX는 지난 8일 STX팬오션은 1985년 건조된 케이프사이즈급 벌크선 1척과 선령 15년 전후인 핸디사이즈급 벌크선 3척 등 총 4척의 노후선을 팔았다.
매각 대금은 총 5천500만 달러 규모로 한화로는 약 581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STX는 STX OSV 지분과 STX팬오션 노후선박 매각을 통해 3천억원이 훨씬 넘는 자금을 마련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