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사상 최대 실적' 제일모직, 왜 현금확보 나섰을까?
상태바
'사상 최대 실적' 제일모직, 왜 현금확보 나섰을까?
  • 이경주 기자 yesmankj@naver.com
  • 승인 2012.08.08 08: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분기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한 제일모직이 최근 2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각 1조5천129억원, 1천32억원을 달성해 분기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2.2% 신장했고, 영업이익은 64.6%나 신장해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이다.

 

기존 최고치는 매출의 경우 지난해 2분기 1조4천807억원,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의 1천27억원이다.



제일모직은 이처럼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두고도 지난 3일 2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겠다고 공시했다.

 

제일모직은 오는 16일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며 이중 1천억원은 3년 만기, 나머지 1천억원은 5년 만기 조건으로 국고채 금리에 각각 0.25%~035%, 0.25%~0.35%를 더한 수준에서 공모희망금리를 제시했다. 신용등급 AAA로 제일모직 회사채 신용등급인 AA0 보다 두단계 높은 수준이다.


제일모직이 호실적에도 국채보다 높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당장 급한 불을 꺼야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시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9월까지 기업어음(CP) 상환과 패션 신물류센터 신축 관련 토지대금 잔금지급으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상환해야 할 기업어음은 총 1천250억원으로 8월까지 500억원,  9월까지 750억원이 만기도래한다. 또 물품대금과 신축 관련 토지대금 잔금지급을 위해 9월까지 77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총 2천20억원이 소요되는데 당장 투입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은 601억원(3월말 기준)에 불과해 회사채 발행이 불가피했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경기악화에 대비한 방어차원의 자금조달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올해 1조원 규모로 늘어난 차입금에 대한 이자와 내년에 만기도래하는 차입금을 하반기 영업이익으로 부담해야 하는데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 특성상 실적을 예측할 수 없어 최대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에이스디지텍 합병과정에서 차입금 2천875억원을 승계해 올 3월 기준 차입금이 1조41억원까지 늘어난 상태다. 또 올해 안에 만기 도래 하는 차입금도 2천2백31억원에 이른다.

 

또한 2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실적을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케미칼과 전자재료사업 모두 원재료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사업인데 유럽경제위기 등으로 가격예측이 어려워졌다고 한다. 원재료 가격의 급작스런 변동을 제품가격에 즉시 전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하반기 실적이 갑자기 악화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케미칼 사업의 경우 2011년에 원료가 상승에 따른 판가인상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은 증가했으나, 유럽발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영업이익 규모와 이익률이 크게 하락했고 이는 2011년 전체적인 수익성 저하의 주 요인이 됐다.


패션사업이 3분기 비수기에 진입하는 것도 부담이다.

 

투자업계(IB)의 3분기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우리투자증권 김양재 연구원은 “전자재료부분은 반도체 소재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패션 부분이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하고, 케미컬 부분은 전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요인인 제품 스프레드가 축소될 전망이다”고 관측했다.
 
한편, 제일모직의 부채비율은 57.4%로 100%이하를 표준으로 보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이번 사채발행이 위기상황에 대한 대응이라기 보단 급한 불을 끄거나 경기방어차원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마이경제 뉴스팀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이경주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