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뒷배'도 소용없네'…장기불황에 대기업 계열 건설사 추풍낙엽
상태바
'뒷배'도 소용없네'…장기불황에 대기업 계열 건설사 추풍낙엽
  • 조현숙 기자 chola@csnews.co.kr
  • 승인 2012.09.28 08: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웅진그룹 계열의 극동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건설업계에 또 다시 줄도산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건설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든든한 모기업을 배경으로 둔 중대형 건설사도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 재확인됐기 때문이다.


28일 건설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시공평가능력 38위의 극동건설을 포함해 현재 시평 100위권 건설사 가운데 총 21개 회사가 법정관리 또는 워크아웃에 몰려 있다. 금호건설 등 11개사가 워크아웃을 밟고 있으며 벽산건설 등 10개사는 법정관리를 신청했거나 진행 중이다.


시평 순위 150위까지 범위를 넓힐 경우 워크아웃 기업은 12개, 법정관리 기업은 12개(극동건설 포함)로 총 24곳에 이른다.


이번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극동건설은 지난 2007년 웅진그룹에 인수된 뒤 실적부진과 유동성 위기가 겹친 끝에 결국 모기업인 웅진그룹 전체를 위기에 몰아넣은 주역이 되고 말았다.


극동건설은 법정관리를 통해 회생을 모색한다는 계획이지만 건설경기가 최악으로 치닫으면서 이미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에 들어간 기업들도 실적개선을 통한 회생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로 시평 순위 16위인 금호산업의 경우 지난 2010년 워크아웃에 돌입한 후 기업회생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지만 올 상반기에 6천29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워크아웃 돌입후 5년안에 졸업을 목표로 모든 프로젝트를 진행중이지만 워낙 경기가 침체돼 있다보니 반등의 시점이 와야 개선될 부분이 많다”며 “아파트 신규 분양의 경우 최대한 보수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경기고속도로 지분도 매각이 결정났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실적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전선그룹 계열사인 남광토건은 2010년 워크아웃에 돌입했지만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올해 8월  법정관리 수순에 들어갔다.


남광토건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들어간지 두달이 채 지나지 않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안은 없지만 일단 채권 가격을 보고 있는 상황이며 10월 중으로 결정될 예정이다”라며 “2년 넘게 워크아웃 상황을 겪어왔기 때문에 남아있는 직원들의 충성도는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효성그룹에 인수된 진흥기업 역시 지난해 2월 워크아웃을 신청한 상태다. 시공능력평가순위 43위의 진흥기업은 지난해에 2천125억7천5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뒤 쉽게 정상화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건설경기가 앞으로 좋아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미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의 회생이 어려운 것은 물론, 추가로 도산위기에 몰리는 건설사가 얼마나 더 나올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 수주 규모는 2007년 128조원을 기록한 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해 111조원으로 축소됐다. 공공발주 물량도 2009년 25조3천억원에서 2012년 23조1천억원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의 경우 부동산 침체 장기화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조달자금 대부분을 대출과 분양대금에 의존하기 때문에 단 한번의 실패만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유동성 위기를 맞게 되는 것.

이는 2000년대 중반 주택 시장에서 재미를 본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아파트 사업확대에 나섰고 일부 대형회사들은 문어발식으로 계열사를 늘렸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화되는 건설업계 침체와 중소 회사의 줄도산으로 규모와는 상관없이 불안감이 팽배해 있는 상태다”라며 “중장기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부도 공포에서 빠져나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현숙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