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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무계]편의점 직원 불친절 지적하자 경찰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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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무계]편의점 직원 불친절 지적하자 경찰 불러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3.12.0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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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직원이 서비스 문제를 지적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신고까지 한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업체 측은 “고객이 술에 취해 시비가 붙을까봐 경찰을 부른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는 “맥주 한 잔을 하고 들어가긴 했지만 어떠한 위협도 가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어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경상북도 영천시에 사는 김 모(남.36세)씨는 “살다살다 이런 경우는 처음 당해본다”며 5일 황당한 심경을 전했다.

지난 11월 30일 김 씨는 대구시 동구에서 옛 동료를 만나 맥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 옛 동료에게서 최근 날씨가 추워져 손이 거칠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김 씨는 핸드크림을 선물하기로 하고 인근에 있는 CU편의점에 들어갔다.

화장품에 대해 전혀 지식이 없어 마침 계산대에 있는 여자 직원에게 어떤 제품이 좋은 것인지 이것저것을 질문했지만 부루퉁한 태도로 제대로 대답조차 해주지 않았다. 별 수 없이 가장 비싼 제품을 고른 김 씨는 여자 직원을 향해 불친절하다고 투덜거리며 제품을 계산대에 올려놨다.

그러자 여자 직원은 갑자기 수화기를 들어 112에 전화를 걸더니 자신을 술 취해 행패는 부리는 사람으로 신고했다. 김 씨는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에 황당했지만 경찰이 오면 정확한 판단을 내려주겠거니 싶어 가만히 기다렸다.

몇 분 후 도착한 경찰은 편의점 내에 있는 CCTV와 상황을 확인하더니 “다른 거 없네. 그냥 가이소”하며 싸움을 중재했다.

결국 아무 일 없이 핸드크림까지 사가지고 나오긴 했지만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 김 씨는 “여자 직원 혼자 있었다면 ‘좀 과하게 반응했다’ 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주위에 남자 직원을 포함해 3명이 매장 안에 있었다”며 “만취한 상태에서 행패를 부렸다면 경찰이 이렇게 중재를 했겠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나중에 이야기를 듣고 온 점장에게도 사과의 말 한마디 듣지 못했다”며 “불친절을 지적하는 고객에게 행패를 부린다고 응수하는 것이 말이 되냐”고 전했다.

이에 대해 CU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는 “해당 매장에서는 고객이 술에 취한 채 갑작스럽게 불친절하다고 시비를 걸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본사 차원에서 취객 상대 매뉴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비가 붙었을 경우 신고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에 이렇게 행동한 것 같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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