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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점퍼 탈수했더니 세탁기 펑~폭발, 책임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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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점퍼 탈수했더니 세탁기 펑~폭발, 책임 공방전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14.01.28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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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점퍼를 세탁기에 돌렸다 세탁기가 폭발하는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비자가 취급 주의사항을 따르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는 업체 측 주장과 달리 소비자는 손세탁 후 헹굼과 탈수 과정에만 이용했으며 '세탁기사용 금지 기호'를 표시하지 않은 업체에도 책임이 있다고 응수했다.

제품에 따라 세탁 방법이 각기 다르고, 세탁기 역시 모델에 따라 주의법이 달라 자가 세탁 시 주의가 필요하다.

28일 경남 남해군 남해읍에 사는 최 모(남)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12월 아디다스에서 산 다운롱코트를 세탁기에 돌렸다가 폭발사고를 겪었다.

다운롱코트를 손세탁한 후 섬유유연제를 넣고 헹굼과 탈수를 진행하던 중  갑자기 윙~하는 굉음이 들리더니 세탁기 뚜껑이 날아가고 본체가 절단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 과정에서 다운롱코트 내부 천이 흉하게 찢어졌다.

그동안 여러 종류의 다운점퍼를 손세탁 후 헹굼과 탈수 과정에서 세탁기를 이용해 왔지만 이런 경험은 난생 처음이었다. 


▲ 세탁기에 탈수 돌린 후 찢어진 점퍼(좌)와 폭파한 세탁기.


구입한 매장을 통해 심의를 올린 결과 '손세탁 표시 기호'를 지키지 않은 소비자 과실이라며 보상은커녕 수선도 해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최 씨가 “세탁기사용 금지 기호가 없어 손세탁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항의하자 “통상 다운점퍼는 세탁기에 돌리지 않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금지 기호까지 표시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게다가 “다운점퍼를 세탁하다 세탁기가 폭발한 건 인정하지만 손세탁 표시 기호를 지키지 않아 보상도 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 씨는 “이제껏 여러 다운점퍼를 세탁기로 탈수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었다”며 “당연히 그러하다는 논리로 '세탁기사용 금지 표시'조차  하지 않은 업체에게도 잘못이 있지 않느냐”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겨울철 다운점퍼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악취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안다. 손세탁 후 짧은 시간 헹굼이나 탈수를 하는 것조차 못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아디다스 관계자는 “해당 제품에 세탁기사용 금지 기호는 없지만 취급주의표시사항 외에 ‘반드시 손세탁하기 바란다’고 붉은 글씨로 쓴 제품라벨을 추가해 소비자에게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세탁을 권장하는 이유 역시 “세탁기를 사용하면 제품이 상할 수 있어 그런 것이지 세탁기에 이상을 일으키는 문제 때문은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고객센터와의 통화 내역을 확인해도 해당 점퍼 때문에 세탁기에 결함이 생겼다는 데 동의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가전업체 관계자는 "다운점퍼 세탁기 사용에 관한 금지 규정은 없지만 옷감 손상은 물론 물을 많이 먹으면 한쪽으로 치우쳐져 세탁기에 무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권장하지 않는다"며 "세탁기를 사용할 때는 울세탁 등을 선택하는 것이 옷감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법이고 탈수는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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