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형 디젤세단 '올 뉴 몬데오'로 재미를 본 포드가 국내 시장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준중형 디젤 SUV 카드를 꺼냈다.
그 주인공은 포드의 유럽산 디젤 SUV '뉴 쿠가'다. 국내 시장에서는 쌍둥이 뻘인 가솔린 모델 '이스케이프'가 판매됐지만 국내 수입차 시장이 디젤로 기울여지면서 뼛속까지 유럽차인 쿠가를 들여와 몬데오의 흥행을 이어갈 요량이다.
유럽산 디젤 인기에 뒤늦게 합류한 포드의 선택은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
이달 초 영종도 일대 110km를 주행하면서 쿠가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내·외관 이미지는 이스케이프와 큰 차이는 없다. 인상적인 부분은 입체적이고 독특한 실내 구성이다. 앞으로 돌출된 센터페시아와 실내 공간 곳곳이 굴곡져있어 평범한 디자인보다는 심심하지 않다.
운전석에 앉고 나서의 개방감은 훌륭하다. A필러가 얇은 탓에 좌우 시야가 넓게 확보됐고 시트 포지션도 동급 모델에 비해 높게 느껴진다. 반면 뒷좌석은 차체에 비해 다소 좁고 답답하다. 경쟁모델과 비교했을 때 크기는 현대차 투싼과 싼타페의 중간 정도로 보면 된다.
실내 공간에서의 편의성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쿠가에는 다양한 안전 및 편의사양이 담겨져 있다.
편의장치로는 간단한 발동작으로 트렁크를 열 수 있는 핸즈프리 테일게이트와 자동주차 보조시스템이 탑재돼있다.
이스케이프와 가장 큰 차이는 주행 성능에서 나타난다. 가솔린(이스케이프)과 디젤(쿠가)이라는 유종 차이 뿐만 아니라 승차감, 토크 등 주행감각은 완전 다른 모델의 모습을 드러낸다.
파워트레인은 몬데오 디젤과 같은 2.0L 듀라토크 TDCi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제원 상 사양은 최고출력 180마력에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발휘하는데 최대토크가 2,000rpm에서부터 발휘해 초반 가속 시 토크감보다는 점차 속력이 붙는 특징이 있다.
차체 크기에 비해 무거운 공차중량(1,860kg) 탓에 초반 움직임은 다소 둔하다. 하지만 예상보다는 가속감이 훌륭하고 최고 속도 영역까지도 무난하게 올라가 가속감은 만족스럽다.
코너링을 경험할 수 있는 구간이 짧았지만 단단한 차체 탓에 롤링 현상도 적고 안정감이 있다. 최근 디젤 모델에는 거의 의무장착하는 '오토 스타트 앤 스톱' 기능도 이질감이 적다. 시동이 꺼진 뒤 다시 켜지는 순간의 이질감 때문에 일부러 꺼 놓는 운전자들도 있다는 점에서 쿠가는 꽤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시승 구간 내에서 측정된 연비는 11km/L 남짓으로 공인연비(12km/L)보다는 다소 낮게 측정됐다. 하지만 이 차가 연비 경쟁에서는 불리한 4륜 구동 모델이라는 점에서는 나쁜 점수를 받기는 억울할 듯 싶다.
올해 몬데오가 포드의 고성장에 한 몫 했듯이 내년에는 쿠가가 그 역할을 이어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내에는 트렌드와 티타늄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됐으며 가격은 3천940만 원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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