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예년과 달리 가전/IT기기 분야에서 유달리 소비자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특히 3M OTI(옥타이리소씨아콜론)필터 공기청정기, 니켈 얼음정수기는 소비자 안전문제와 연결된 핫이슈였다.
올해 1월부터 지난 12월 20일까지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접수된 냉장고, 세탁기, TV 등 가전제품과 노트북, 카메라, 휴대전화 보조배터리를 비롯한 가전 및 IT 관련 소비자 제보는 총 6천393개로 전년(3천334개) 대비 2배나 급증했다.
냉장고, TV 등 제품 불량에 대한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정수기, 비데 등 렌탈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폭발했다. 부품보유기간 내 부품이 없어 수리를 못하거나 AS가 부실해 소비자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하는 사례도 부지기수였다.
◆ OTI 필터와 니켈 등 유해물질 논란에 소비자 '덜덜'
올 6월에는 글로벌 기업 3M에서 생산한 공기청정기 필터에서 유해물질로 분류되는 ‘OIT(옥타이리소씨아콜론)’ 성분이 검출돼 소비자들의 민원이 들끓었다. 문제의 필터는 LG전자, 쿠쿠전자, 대유위니아 등 국내 가전업체에서 생산한 공기청정기 제품에 대거 사용됐다.
업체들은 무상으로 필터교체에 나서고, 생산하는 제품에 3M사의 필터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쉽게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이었다. 이후 수개월동안 문제가 된 특정 모델이외의 관련 제품들에 대해서도 반품 및 위면해지 문의가 쏟아졌다.
정부는 생활화학제품 안전성에 대한 국민 불안이 커지자 ▲ 시장 유통 생활화학제품 조사 및 퇴출 강화 ▲ 생활화학제품 관리체계 전면 개편 ▲ 제품 관리제도 이행기반 구축 ▲ 기업 역할 확대 등 4가지 대책을 수립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뒤이어 7월에는 국내 한 제조사의 얼음정수기 3종에서 냉각구조물 100개 중 최소 22개에서 니켈도금이 벗겨지는 현상이 발견돼 또 다시 충격을 안겨줬다.
니켈이 검출된 정수기 3종에 대한 조사결과 1리터 당 최고 0.386mg의 니켈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WHO가 설정한 니켈 관련 평생음용권고치(0.07㎎/L·2011년 기준)의 5.5배로 미국 환경청에서 규정하는 유해 판단기준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농도지만, 개인에 따라 피부염 유발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정수기는 지속적인 관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물 혼입, 누수 등의 문제가 지속돼 관리비만 챙길 뿐 실질적 관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됐다. 지난해 부도가 난 한일월드(주)의 인수업체에서 정수기를 수거한 후 미납금을 요구하는 일이 발생해 원성이 끓었다.
◆ 에어컨 관련 제보 줄이어...부품보유기간 내 수리 불가 등 AS불만 지속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에는 에어컨 관련 소비자 제보도 많았다. 냉방불량, 가스누출, 소음, 악취 등 품질 하자를 호소했으며 AS 이후에도 동일 하자가 반복되는 등 AS 불만족 사례들이 많았다.
특히 에어컨과 보일러 등 설치제품의 경우 제품 불량과 설치 하자에 대한 책임이 제조사와 설치업체로 나눠지는 탓에 책임 핑퐁이 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해 소비자들의 애를 태웠다.
부품 보유기간이 남아있음에도 부품 단종으로 수리를 하지 못해 감가상각 보상에 그쳐야 한다는 내용 역시 불만 단골메뉴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