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대표이사 정성립)이 직원 복리후생비를 절반으로 줄이고 급여를 삭감하는 등 허리띠 졸라메기에 나섰으나 영업손실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급여 관련 항목이 크게 삭감됐음에도 불구하고 대손상각비가 급증하는 바람에 판관비(판매관리비)는 되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기준 대우조선해양의 판관비는 5천563억 원으로 전년동기비 37% 증가했다.
급여가 605억 원으로 전년동기비 28% 감소했고, 복리후생비는 69억 원으로 전년동기비 47%나 줄었다.
임차료는 24억 원으로 전년동기비 44% 감소했고, 감가상각비도 23억 원으로 전년동기비 54% 감소했다. 이 외에도 수선유지비, 여비교통비, 교육훈련비, 관리용역비, 기타관리비 등이 많게는 50% 이상 작년보다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해양의 판관비가 전년비 상당폭 증가한 것은 대손상각비가 무려 4천295억 원에 달하면서 전년동기비 86% 급증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올 3분기까지 대손상각비는 전체 관리비의 77%를 차지했다.
대손상각비란 영업활동과 관련하여 상품의 분실, 판매대금의 결손 등으로 회수가 불가능한 채권을 비용으로 처리한 것을 말한다. 대우조선해양이 막대한 대손상각비를 기록하게 된 것은 해외 자회사들의 부실로 대손충당금이 설정된데다 선박의 계약 취소에 따른 손실까지 반영됐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3분기 1조4천277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는데 4천억 원이 넘는 대손상각비가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우조선해양 임원들은 지난해 9월부터 20~30% 급여를 반납 중이며, 직원들도 올해 7월부터 10~15%의 급여를 반납해 오고 있다.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고통분담 차원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직원들에 대한 복리후생비와 교통비, 교육비도 전년비 40~50%씩 줄였으면서도 대손상각비로 판관비가 오히려 증가한 것은 직원들 입장에서 기운이 빠질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중공업(대표이사 박대영)은 3분기 누적기준 대손상각비가 1천659억 원으로 전년동기비 119% 증가했고 종업원 급여도 1천343억원으로 증가했다. 현대중공업(대표이사 최길선)의 경우 3분기 누적기준 대손상각비가 2천457억 원으로 전년 동기비 절반수준으로 감소한 가운데, 복리후생비는 901억 원으로 11% 줄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