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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끝 공생 시작' 신한금융 조용병·위성호 내정자가 풀어야 할 현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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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끝 공생 시작' 신한금융 조용병·위성호 내정자가 풀어야 할 현안은?
  • 김정래 기자 kjl@csnews.co.kr
  • 승인 2017.02.10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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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회장 자리를 놓고 '라이벌'로 꼽히던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신한은행장으로 내정되면서 두 사람이 펼칠 2인3각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승진 때마다 선의의 경쟁을 펼쳐온 두 사람의 관계를 놓고 일각에서는 경쟁의 후유증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인선이 마무리된 이상 서로 협력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우)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와 위성호 신한은행장 내정자. 사진제공: 신한금융지주

저금리기조 장기화라는 악재 속에서 금융권의 경쟁구도가 날로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신한금융그룹의 중추를 맡은 두 사람의 역량 발휘가 긴요하기 때문이다. 

◆ '제2의 신한사태'는 없다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 수장을 인선하는 작업은 마무리됐지만 그 후유증은 아직 남아 있다. 가장 큰 우려는 과거 신한금융그룹을 크게 흔들었던 '신한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점이다.

실제로 시민단체와 노동계에서 잇단 문제제기를 하면서 새로운 경영진의 리더십에 흠집을 내고 있다.

지난 1일 금융정의연대는 서울중앙지검에 위성호 내정자를 위증과 위증교사죄 혐의로 고발했고, 이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신한은행지부도 6일 성명을 내고 "제2의 신한사태가 재연되지 않도록 (경영진이) 현명하게 결정할 것을 촉구한다"며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지난 2010년 경영진 갈등으로 벌어진 신한사태 묵은 감정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위성호 내정자는 금융정의연대 고발 건에 대해 "과거에 조사로 어느 정도 (해결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조 내정자와) 잡음이 안 나오게 할 자신이 있다. 만약 그런 소리가 난다면 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진화에 나섰으나, 여전히 신한사태 당시 조직을 분열시켰다는 이미지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조용병·위성호 내정자 모두 이 같은 우려를 잘 수습하는 한편, 외부경쟁에 대응해 성과를 내는 게 시급하다.

◆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 내정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추격 이겨내야 

경영면에서 보자면 조용병 내정자는 오는 3월 취임 후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는 것이 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2조7천74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순이익 2조3천672억 원 대비 17.2% 증가한 실적으로 2014년 이후 3년 연속 2조 원대 돌파를 이어갔다. 

2011년 3조1천억 원 이후 설립 이래 최고 실적 달성과 함께 은행 업계 당기순이익 9년 연속 1위를 무난히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가 당기순이익 격차를 줄이며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KB금융지주가 지난해 2조1천43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신한금융지주는 9년 연속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했지만, KB금융지주와의 격차는 2014년 7천845억 원, 2015년 6천689억 원, 지난해에는 6천311억 원으로 해마다 좁혀지고 있다.

윤종규 회장의 거센 추격을 뿌리칠 방안으로 조용병 내정자는 본인의 강점인 '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신한금융지주의 신규 성장동력 발굴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신규 성장동력은 아시아 동남아 벨트 구축이 주축이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조용병 내정자는 도전과 혁신, 개방과 수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조직 프로세스를 마련해 효율성을 강조한 영업력 강화 전략을 구상중이다. 

◆ 위성호 신한은행장 내정자, '내실다지기'와 '글로벌 영업력 강화' 최우선 

위성호 내정자는 신한카드를 이끌며 추진한 '디지털 혁신'과 '리스크 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영업부문의 '내실다지기'와 '글로벌 영업력 강화 전략'을 동시에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위성호 내정자는 신한카드에서 디지털 혁신 추진을 위해 부문급 조직인 DT부문을 신설하는 한편 , AI 및 디지털 신기술을 연구하는 'AI랩' 등 전담 부서를 전진 배치한 바 있다. 특히 'AI랩'에는 국내외 유명 ICT기업에서 성과를 창출한 박사급 인력을 영입하기도 했다. 

또 '위성호 내정자는 이 달부터 신한카드 조직 문화 혁신을 위해 '직급 파괴'도 단행했다. 구성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바로 전달되고 빠른 의사결정 및 즉각적 실행이 가능하도록 기존 6단계(사원-대리-과장-차장-부부장-팀장) 체계에서 3단계(팀장, 매니저, 프로)로 직급체계를 축소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위성호 내정자가 3월 취임하게 되면 신한카드에서 실시한 디지털 혁신과 직급파괴와 같은 조직문화 쇄신 정책을 신한은행에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신한은행은 현재 10% 수준인 글로벌부문의 당기순이익 비중을 2020년까지 20%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위성호 내정자는 신한카드를 이끌며 신규 먹거리 창출을 위한 해외 사업 부분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였다는 점에서 글로벌 영업력 강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위성호 내정자는 2015년 7월 1일 자사 최초의 해외법인 '신한파이낸스'를 설립한 카자흐스탄을 비롯해, 2015년 12월 인도네시아 살림그룹의 자동차 판매 계열사인 인도모빌과 함께 '신한인도파이낸스'를 설립해 오토바이와 자동차 등 인도모빌과의 협력을 통해 할부와 리스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미얀마에서도 2016년 9월 현지법인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 영업을 시작하고 미얀마 수도인 양곤을 비롯해 잠재고객이 많은 바고 지역을 중심으로 소액신용대출 사업을 진행중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조용병 내정자와 위성호 내정자 모두 은행과 카드업계에서 1위를 유지하는 실력을 갖춰 능력면에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도 '신한이 내세울 수 있는 최강의 팀'이라고 말한 만큼 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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