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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증권사 CEO 10명 줄줄이 임기 만료...연임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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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증권사 CEO 10명 줄줄이 임기 만료...연임 가능성은?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7.10.2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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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과 내년 초에 걸쳐 주요 증권사 CEO들의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연임 여부를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올 들어 증시 호황으로 증권사들의 실적이 일제히 상승하면서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금융지주 및 그룹 차원의 인사 개편 문제 등 실적 외 요소로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 연임 여부가 안갯속인 CEO들이 대부분이다.

자기자본 기준 상위 20개 증권사 중에서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CEO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는 절반에 가까운 총 9개에 달하고 있다. 이 중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은 이미 지난 달 8일 임기가 만료됐지만 아직 후임 CEO가 정해지지 않아 계속해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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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적으로는 대부분 연임 자격 갖춰.. 그룹이슈와 외풍이 변수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CEO는 KB증권의 윤경은, 전병조 각자 대표이사가 있다. 합병 전 현대증권(윤경은 사장)과 KB투자증권(전병조 사장)의 수장이었지만 통합 KB증권이 출범하면서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윤 사장은 자산관리(WM)와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을, 전 사장은 투자은행(IB)과 홀세일 부문을 각각 담당했다.

실적으로는 두 각자 대표가 막상막하다. 전 사장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IB 부문은 올해 상반기 1천57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체 순이익의 61.3%를 담당하며 강력한 존재감을 보였다. 윤 사장 역시 S&T 부문을 포함한 자산운용 부문 상반기 순이익이 936억 원으로 흑자전환하면서 만만치 않은 성과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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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 KB증권의 수장이었던 윤경은(왼쪽)·전병조 사장은 통합 1년 차 KB증권을 정상궤도에 무사히 안착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최근 지주-은행장 겸직이었던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지주 회장 연임과 더불어 은행장을 내려놓고 세대 교체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밝히고 있어 실적과 무관하게 두 각자 대표의 연임이 가능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특히 KB증권 외에도 KB국민카드, KB손해보험, KB캐피탈 등 지주내 주력 자회사 CEO들의 임기도 마찬가지로 내년 초 만료된다는 점에서 지주 내 연쇄 이동 가능성도 남아있다.

내년 1월에는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윤 사장은 2015년 1월 취임 후 삼성증권이 강세를 보였던 자산관리 부문에서 확고한 실적을 냈다는 점이 플러스 요인이다.

윤 사장은 취임 당시부터 '고객신뢰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고객 수익률 강화를 위해 임직원들의 평가보상제도를 혁신했다. 이와함께  과열판매와 불완전판매 사전 예방을 위해 '조기경보시스템'과 과도한 손실이 발생한 고객의 영업 실적을 인정하지 않는 ‘건전매출’을 평가에 반영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그 결과 삼성증권은 1억 원 이상 고액자산가(HNWI)가 역대 최다 수준인 9만7천여 명, 이들의 평균 자산 역시 10억2천만 원으로 타사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8월 발표된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실태평가'에서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전 항목 '우수' 등급을 받으면서 성과를 거뒀다. 단순 실적으로 따져도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24% 늘어난 1천226억 원을 달성하며 선전했다.

하지만 초대형 IB 이슈가 걸림돌이다. 삼성증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태 관련 재판이 진행중인 이유로 발행어음 사업 관련 심사가 보류됐다. 현재 초대형 IB 심사가 통과되더라도 반쪽짜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용퇴를 기점으로 통상 연말에 실시하던 삼성그룹 정기인사가 대폭 당겨지고 세대교체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는 만큼 윤 사장의 임기 역시 실적보다는 그룹 이슈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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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기 만료 또는 만료를 앞둔 증권사 CEO.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

내년 2월과 3월에는 6명의 CEO들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 중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과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실적 측면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유 사장은 올해 상반기 한국투자증권의 순이익을 전년 대비 150% 이상 증가한 2천705억 원으로 끌어 올리며 경영 수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지난해 증권사들이 'ELS 쇼크'로 대거 손실을 봤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일찌감치 수익구조를 'IB(기업금융)-AM(자산관리)' 모델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구축하면서 손실을 최소화했다. 올해도 위탁매매, 자산관리, 투자은행, 자산운용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유 사장은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 유일한 변수다. 업권의 지지를 받는 현 황영기 협회장이 아직 연임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어 업계에서 10년 이상 CEO를 역임한 유 사장 등판설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첫 연임인데다 올 들어 IB부문을 중심으로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연임 가능성이 높다.

올해 상반기 하나금융투자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73.7% 늘어난 580억 원, 그 중 IB 부문은 같은 기간 136% 증가한 229억 원을 거뒀다. 특히 올해 초 경쟁사인 신한금융투자 출신 임원을 리테일과 홀세일그룹장에 앉히는 파격인사를 단행하고 박승길 KEB하나은행 IB사업단장을 IB그룹장으로 겸직 발령해 은행-증권 시너지를 발휘하는 등 용병술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반면 올해 3월 첫 연임에 성공한 비 농협 출신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도 실적으로는 연임 가능성이 높지만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내년 4월 임기가 만료된다는 점에서 쇄신 차원에서의 교체 가능성도 남아있어 연임 가능성을 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한편 강력한 오너십 체제 아래에 있는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은 무난한 실적에 따라 연임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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