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전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을 비롯한 보수단체 소속 회원들은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인공기 관련 규탄 집회를 가졌다. 우리은행이 제작한 2018년 달력에 북한 국기인 인공기가 들어있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한 것이다.
이 그림은 초등학생이 그린 그림으로 통일 나무에 태극기와 인공기가 걸려있다. 남북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그린 그림으로 추정된다.
이를 자유한국당에서는 정치 쟁점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1일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탁상 달력마저 이용해 정권에 아부하려는 우리은행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세창 자유한국당 전국상임위원은 ‘우리은행 인공기 규탄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인공기 달력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우리은행의 악성루머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 4일에는 '우리은행 30억 원 대북송금 정황 드러나'라는 제목의 출처 불명 글이 인터넷에 떠돌았다. 기사형식으로 써진 이 글은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로 일파만파 퍼졌다. 우리은행은 결국 지난 4일 허위사실 유포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최근에는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우리은행이 선정된 것을 두고 현 정권이 뒤를 봐줬다는 음모론까지 제기 중이다.
보수성향을 지닌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우리은행에 대한 자극적인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4일 한 보수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우리은행 해지 인증'이라며 저축예금을 해지하고, 우리카드를 반으로 자른 사진이 올라왔다. 또 다른 글에는 직원들 급여계좌가 우리은행이었는데 타 은행으로 이전할 것이란 글도 올라왔다.
우리은행은 이번 사태에 매우 유감스럽고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2천300만 명에 달하고, 고객 한분 한분이 어떤 정치성향을 가졌는지 알 수 없는데 특정 정치색을 가지는 것은 어느 은행도 할 수가 없는 것"이라며 "현재 일어나고 있는 각종 루머들 때문에 은행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최초 발단이 된 인공기 그림은 우리은행이 선정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은 매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술대회를 후원하는데 수상작들은 연말 만들어지는 달력 등에 실린다. 인공기가 그려진 그림은 대학교수들로 구성된 심사단이 선정한 대상수상작이지, 우리은행이 선정해서 달력에 실은 것이 아니란 것이다.
대북송금 관련 루머는 애초에 대응할 가치조차 없었지만, 게시글 삭제요청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하게 유포되면서 고소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유언비어 확산으로 기업평판 및 기업가치 훼손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향후 우리은행은 각종 허위 루머에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진 유포자에 대해서는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책임을 지게 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유언비어 등으로 기업가치를 훼손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밟으며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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