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말 LG전자 CEO 자리에 오른 조성진 부회장은 LG전자 가전 부문의 성공을 이끈 인물로 꼽힌다.
조 부회장 취임 직전인 2016년에 매출 55조3670억 원, 영업이익 1조3380억 원을 거둔 것에 비하면 외형과 수익성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인 셈이다.
LG전자는 올해까지 3년 연속 연간 매출 60조 원을 넘길 것은 물론, 내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3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부회장이 가전 부문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생활가전과 TV부문에서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를 늘려갔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LG전자가 ‘가전명가’로 손꼽히는 데 큰 역할을 한 세탁기 ‘트윈워시’를 비롯해 신(新)가전 시대를 이끈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는 모두 조 부회장의 작품이다. 이밖에 ‘퓨리케어’ 공기청정기와 정수기, ‘코드제로’ 무선청소기 등 소형 가전에서도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꾸준히 내놓기도 했다.
시장 침체로 뚜렷한 실적을 거두지 못했던 TV는 판매량 회복세와 함께 주요 부품인 LCD(액정표시장치) 원가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높였다.
조 부회장의 장단점은 개별 사업부 실적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부는 2017년 매출 18조5150억 원, 영업이익 1조4488억 원, 2018년 19조3610억 원, 영업이익 1조5450억 원으로 집계됐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부에서는 2017년 매출 16조4330억 원, 영업이익 1조3365억 원, 2018년 16조3120억 원, 영업이익 1조5067억 원을 달성했다.
다만 스마트폰 사업(MC사업)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취임 이후 조 부회장이 적자 폭을 줄여가고 있지만 흑자 전환까지는 갈 길이 먼 모양새다.
MC사업부는 조 부회장 취임 전 G4와 G5 등 스마트폰 주력 사업의 연이은 실패로 2015년 연간 영업손실 1196억 원, 2016년 연간 영업손실 1조2590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조 부회장은 2017년 G6등 신모델을 출시하며 같은 해 MC사업부 영업손실을 7368억 원으로 줄였지만, 스마트폰 시장 침체에 따른 판매부진으로 2018년 또다시 영업손실이 7782억 원으로 늘어났다.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은 6777억 원이다.
VS(자동차부품솔루션) 부문 역시 2년 연속 영업손실을 보였다. 자동차 전장부품 관련 사업을 전담하는 해당 부문은 주요 완성차 업체의 매출 감소, 신규 프로젝트의 초기 수율 안정화 지연 및 초기 양산 비용 투입 영향으로 영업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은 601억 원이며, 연간 적자는 2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또 올해 내내 LG전자의 명성에 흠집을 내고 있는 건조기 결함 문제도 조 부회장이 극복해야 할 오점으로 꼽힌다. LG전자는 지난 7월 건조기 자동세척 결함으로 집단 분쟁에 휘말려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그동안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력을 앞세워 '프리미엄 가전의 강자'로 군림하던 LG전자가 한창 성장 중인 신가전 사업에서 품질문제를 드러내는 악수를 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눈부신 경영실적에 힘입어 연임이 유력시되는 조 부회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이 같은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도 주목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