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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지지 받은 나재철 차기 금투협회장...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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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지지 받은 나재철 차기 금투협회장...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9.12.2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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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회장의 유고로 비상이 걸린 금융투자협회 신임 회장에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가 회원사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됐다. 

나 당선인은 업계가 추진해온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을 완수하고 자본시장의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역량 확보 등 대외 현안이 산적하다. 내부적으로도 노조 집행부의 분열 사태와 전임 회장 유고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고 협회 임직원들을 다독여 정상화로 이끌어야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나 당선인이 대신증권에서만 34년을 재직하면서 구축한 폭 넓은 네트워크와 경영 능력에 대해 기대하면서도 협회 회원사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자산운용업계 경력이 없고 대신증권 대표 재직 당시 발생했던 노조와의 갈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 증권사 35년 재직으로 전문성·네트워크 갖춰, 가장 유력한 후보

나 당선인은 20일 열린 제 5회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서 득표율 76.3%를 기록하며 당선됐다. 대형 증권사 최고 경영자로서 금융투자업계를 이끌어 갈 만한 선장으로 회원사들이 다수 인정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우선 나 당선인의 가장 큰 장점은 전문성이다. 그는 지난 1985년 대신증권 공채 12기 평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현재까지 35년 째 재직하고 있는 '샐러리맨 신화'를 일군 입지적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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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당선인이 20일 오후 금투센터 기자실에서 당선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DB

대신증권 내에서는 리테일, 홀세일, IB 등 전 영역에서 경력을 쌓았고 지난 2012년부터 8년 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대표이사 재직 당시 리테일 위주 포트폴리오의 대신증권을 저축은행, F&I 등 다양한 계열사를 거느리는 종합 금융그룹으로서 탈바꿈 시키면서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았다.

나 당선인은 20일 회원사 투표에 앞선 정견 발표에서도 "리테일을 시작으로 홀세일, IB 등 주요 사업부문과 기획, 인사 등 핵심지원부문에서도 근무하면서 전문역량과 다양한 현장경험을 축적했다"면서 "대신증권 수장으로서 그룹 계열사 설립과 운영 참여를 통해 각 업권을 폭 넓게 이해했다"고 전문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이직이 잦은 업계에서도 한 회사에서 35년 가까이 재직했다는 점은 그만큼 조직에서도 굳건한 신뢰를 받았다는 방증으로 다른 경력보다 나 당선인이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장점으로 꼽힌다.

금융투자협회에서도 지난 2017년부터 회원이사를 맡으며 회원사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온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장기간 증권업계에 몸 담으면서 네트워크를 두루 형성했고 협회 내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면서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회원사들의 신뢰를 받은 점이 이번 투표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협회장으로서 주요 정책들을 추진할 때 힘 있는 회원사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나 당선인의 협회 임원 경력은 플러스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나 당선인이 협회장 후보 3인 중 가장 연령이 낮았다는 점도 이번 선거에서 일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는 1960년생으로 증권사 경영진 중에서는 '맏형' 격이지만 정기승 후보(1954년생), 신성호 후보(1956년생)보다 상대적으로 젊어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이번 선거전에서 회원사들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오랜 증권사 재직 경력에서 나오는 전문성과 경영 능력, 협회 임원진으로서 협회와의 원활한 소통 등이 나 회장이 이번 선거전에서 손 쉽게 승리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 자산운용업계 다독여야 하는 과제도 안아... 노조와의 관계 설정도 고심

그러나 나 당선인의 오랜 증권사 경력이 오히려 협회장직 수행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다른 업권과 달리 협회장 선출을 회원사들의 투표로 실시해 회원사들의 의견이 고루 반영되나 회비 분담금에 따른 비례 투표제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선거는 회원사별로 1사 1표가 부여되지만 균등의결권이 40%, 각 회원사의 회비분담금에 따른 비례의결권 60% 부여돼 대형사들의 입김이 다소 크게 작용할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입김이 약한 자산운용업계는 과거부터 증권사 중심의 협회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 점을 반영해 이번 협회장 선거전에 참여한 주요 후보들의 공약에는 '증권·자산운용·부동산신탁업계를 아우르는 금융투자협회로서 기능과 역할을 해야한다'는 공약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 당선인의 공약에는 자산운용업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대책이 빠져있었다는 점에서 회장 취임 후 자산운용업계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지원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나 당선인이 현재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대신증권의 경우 수 년째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나 당선인이 협회장으로서 노조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대신증권의 경우 나 당선인이 대표이사로 재직 중 회사 성과관리체계 문제를 지적한 노조 지부장이 해고되고 이후 주요 사안마다 노사간 갈등이 발생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7월에 실시한 사내 PT 대회에 대해 노조가 저성과자들에게 망신주기를 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비판한데이어 최근 일부 영업점 통·폐합을 두고도 노조와 사측이 갈등을 빚으면서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금투협 노조 역시 내부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과 나 당선인이 협회 내 인사 및 조직문화 혁신을 추진해야 하는 입장인 점을 감안하면 대신증권 노조와의 관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나 당선인의 임기는 2020년 1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 3년 간이며 내년 1월 협회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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