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만도 노조, 정몽원 회장에 브랜드사용료 인하 요구...작년 순익 20% 챙겨
상태바
만도 노조, 정몽원 회장에 브랜드사용료 인하 요구...작년 순익 20% 챙겨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20.03.03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만도(대표 정몽원)가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나선 가운데 노조 측이 지주사인 한라홀딩스(대표 홍석화)가 지나치게 높은 브랜드 사용료를 문제 삼고 나서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만도 노조 측은 희망퇴직 등을 통해 임직원을 줄여 나가는 상황에서 회사 순이익의 상당 부분을 한라홀딩스가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챙겨가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과도한 브랜드사용료로 수익을 낸 한라홀딩스가 이를 배당해 오너인 정몽원 회장의 주머니에 연간 수십 억 원씩 챙겨주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만도는 최근 열린 전사고용안정위원회 3차 교섭에서 주물품 외주화를 전제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이후에도 유휴 인력이 발생할 경우 재배치와 순환휴직, 교육 훈련 등을 논의하자고 노조에 제안했다. 만도는 지난해 임원 20%를 줄이고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했지만 올해도 불황이 뚜렷하자 추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는 분위기다. 사업장 축소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노조는 회사 측에 직원들의 희생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브랜드 사용료 인하 등을 통해 경영효율화를 꾀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만도 노조는 최근 열린 제36차 중앙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요구안 5가지를 사측에 요구했다. 이 중에 하나가 한라홀딩스 브랜드 사용료 인하였다. 요구안 5가지는 ▲ 유휴 인력의 효율적 재배치 직무 직능 교육 및 훈련 우선실시, ▲ 일거리 확보 및 중장기적 방안 제시, ▲ 국내공장 인력운영 방안 및 경영 정상화를 위한 5개년 계획 발표, ▲ 정몽원 회장 유감표명 및 사재출연, ▲ 한라홀딩스 브랜드 사용료 인하를 통한 경영 효율화 등이다.

한라홀딩스는 지난 9월 말 기준 만도 지분 30.25%(1420만3250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브랜드와 상표권 사용과 관련 로열티 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매출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받아 가고 있다.

만도는 브랜드 사용료로 2017년 227억원, 2018년 230억원을 한라홀딩스에 지급했다. 이는 한라홀딩스 상표권 사용료 수익의 87%, 92%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지난해 사용료는 전년보다 10억원 늘어난 240억 원으로 추정된다. 240억 원은 만도가 지난해 기록한 당기순이익 1173억 원의 20%에 달한다.
 

▲ 자료: 공정위
▲ 자료: 공정위
한라홀딩스는 다른 지주사들에 비해 브랜드 사용료 수익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연말 발표된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당기순이익 대비 상표권 사용료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바로 한라홀딩스로 313%에 달했다.

만도 노조는 정몽원 회장이 계열사에 과도한 브랜드 사용료를 매겨 사익을 채우고 있다는 비판도 하고 있다.

실제 한라그룹 정몽원 회장은 배당금으로 매년 수십 억원의 현금을 받고 있다. 한라홀딩스는 지난해 주당 2000원을 배당금으로 결정했다. 총 배당금은 209억 원이다. 한라홀딩스 지분 24.31%(254만5433주)를 갖고 있는 정 회장은 지난해에만 배당금으로 50억 원을 수령했다. 정회장은 지난 2017년 배당금 33억7000만 원, 2018년 50억9000만 원, 2019년 50억 원으로 3년간 133억7000만 원을 챙겼다.

노조 관계자는 "만도가 지금껏 한라그룹에 많은 것으로 쏟아 붇고 있다는 것은 만도에서 일하는 근무자라면 다 아는 사실로서 구조조정에 돌입한 만도가 한라홀딩스에 지급하는 브랜드 로열티는 너무 과도하다"고 말했다. 또 "조금 어렵다고 경영진의 자구안 없이 인원 감축으로만 해결하려는 비도덕적인 행태는 만도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 것"이라며 덧붙였다.

만도 관계자는 "브랜드 사용료는 회사가 임의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전문기관 평가에 의해 3년 주기로 책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희망퇴직은 아직 결정된 바 없으며, 노조 측에 사측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만도와 노조는 지난해 8월 무려 7년을 끌어온 통상임금 소송 법적 분쟁을 마치고 잠정합의안을 마련해 타결한 바 있다. 그러나 1년도 안돼 사측의 구조조정 움직임과 이에 브랜드 수수료 등을 거론하며 반발하는 노조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어 향후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