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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 양수영 사장, 부채비율 1200%로 낮춘다더니 3000%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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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 양수영 사장, 부채비율 1200%로 낮춘다더니 3000% 넘어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20.03.09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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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 양수영 사장이 지난해 비상경영을 통해 부채비율을 1200%로 낮추겠다고 공언했으나 오히려 부채비율이 3000%를 돌파하며 역대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이은 적자 경영 속에 이자부담과 해외사업 손실이 겹치면서 부채는 늘고 자본은 줄어든 탓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5억 달러(2조9750억 원), 영업이익 4억9000만 달러(5831억 원), 당기순손실 7000만 달러(833억 원)를 기록했다. 매출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전년보다 12.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비용감축 덕에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당기 순이익은 2018년 10억5000만달러 적자에 이어 지난해에도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석유공사는 매출 대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해 실적을 달러로 발표한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3월 비상경영 선포 이후 비용 감축과 할리바 광구 조기생산 등 자구노력의 결과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산 건전성은 1년 전보다 크게 악화됐다.

석유공사의 작년 총자산은 5억2000만 달러, 총부채는 15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평균환율(1165.35원)을 적용할 경우 총자산은 6조 원, 총 부채는 18조20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자본금 대비 부채비율은 3021%로 전년도 2287%에보다 733%포인트나 급등했다. 

석유공사 부채비율은 2009년 101.5%에서 2010년 123.4%, 2017년 718.5%로 지속 상승했고, 2018년엔 2287% 껑충 뛰었다. 

지난해 석유공사가 거둔 영업이익이 4억9000만(5831억 원) 달러인데 이자비용만 4억 달러(4760억 원)를 지불하고 있는 형국이다.

석유공사 부채비율이 급등한 것은 부채규모는 더욱 커졌는데 자본은 쪼그라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고강도 긴축경영으로 차입금 감축에 나섰으나 부채규모는 전년보다 3000만 달러(357억 원) 증가했다. 막대한 이자비용으로 부채 증가를 억제하지 못했다.

반면, 지난해 세후순손실 및 파생상품 손실, 2008~2012년에 이뤄진 해외투자사업의 자산 손상 등으로 자본이 1억7000만 달러(2023억 원) 감소했다.

석유공사는 지난 2016년부터 3년간 1차 구조조정으로 부채를 상환했으나 2018년 말 부채비율이 2287%까지 상승하자 지난해 3월 및 해외 자회사 정원 감축 등 인력 구조조정, 투자 유치·자산 매각 등 자산 합리화 등이 담긴 비상경영계획을 발표하고 2차 구조조정에 들어간 바 있다. 

석유공사 양수영 사장은 지난해 비상경영계획을 발표하면서 부채비율을 2019년 1200%대로, 2020년 500%대로 대폭 낮추겠다고 공언했으나 실패했다. 

석유공사는 올해도 비상경영체제를 지속하고 자산매각, 재무적 투자자 유치 등 자구노력을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다. 석유공사는 5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채권을 발행해 재무구조 개선에 필요한 자금 조달과 유동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석유공사는 올해 1월 석유공사의 자회사인 영국 다나 페트롤리엄(이하 다나)이 소유한 북해 톨마운트 가스전 지분의 절반을 현지 업체 프리미어 오일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3500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그런데 이 자금으로 3000억 원 규모의 중동지역 석유개발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UAE(아랍에미리트) 국영석유회사 아드녹의 자회사인 '아드녹 온쇼어'가 추진하는 육상생산광구사업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안정적 수익원 확보 차원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당장의 부채를 생각하면 3000억 원 출자 추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유가 하락세 지속은 불가피하다는 점도 석유공사에게는 악재다. 석유공사는 해외에서 원유를 만들어 판매하는 사업으로 매출의 95%를 벌어들이는데 유가가 계속 하락 추세여서 올해 매출에도 안개가 낀 상황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비상경영체제 선포 이후 자구노력을 지속한 결과 경영실적 측면에서 눈에 띄는 개선이 있었지만 목표했던 부채비율 감축에는 실패했다"며 "자산매각 등 자구노력을 지속해 부채비율을 대폭 낮출 방침이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유가 하락세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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