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멀다 터지는 상조회사 도산·먹튀...가입자 손해 줄이려면?
상태바
하루 멀다 터지는 상조회사 도산·먹튀...가입자 손해 줄이려면?
'선수금 50% 규정' 이행 여부와 규모 확인 필수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0.05.12 0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례1 서울 강동구에 사는 공 모(남)씨는 지난 2008년 6월부터 약 12년 간 매월 상조 납입금을 불입해왔다. 최근 담도암 판정을 받은 공 씨는 치료비 마련을 위해 상조 해지를 알아보던 중 청천병력과도 같은 소식을 들었다. 상조업체가 부도 상태로 현재 연락두절 중이라는 것. 온 가족이 상조 회사의 행방을 쫓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했다고. 공 씨는 "죽음의 문턱까지 온 노인에게 너무 가혹한 상황"이라며 "납입한 금액이라도 돌려받고 싶다"고 한숨을 쉬었다.

#사례2 강원도 홍천군에 사는 황 모(남)씨는 22년 전 가입해 2009년 불입 만기된 상조 2구좌를 갖고 있다. 지난 3월 상조 서비스를 이용하려하자 기존 회사 폐업으로 다른 상조회사의 대행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며 200만 원 이상의 추가 요금을 안내받았다. 기존 가입 조건 만큼 서비스를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금액 부담이 있었던 황 씨는 계약 해지를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불가능해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상조회사 자본금이 3억 원에서 15억 원으로 상향 조정된 할부거래법 개정안이 지난해 발효된 이후 자본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조회사들의 도산이 이어지고 있다.

도산한 상조회사 가입 고객은 선수금 절반을 돌려받거나 '내 상조 그대로' 서비스를 통해 다른 회사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 하지만 예치된 선수금이 적은 업체의 경우 제대로 된 보상을 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여전해 피해 발생이 지속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등록한 상조업체는 2015년 228개에서 2020년 3월 기준 84개로 대폭 줄었다. 정부는 이처럼 부실업체의 양산으로 폐업과 먹튀 등으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자 지난해 '선수금 50% 규정'을 마련했다.

상조업체들이 경영난 등의 이유로 도산 및 폐업 시 고객들에게 기 납입금 일부를 돌려줄 수 있도록 매월 받는 상조 납입금의 최소 절반을 은행 또는 공제조합에 예치토록 한 제도다.
만약 가입자가 선수금 50% 지급을 원치 않는다면 기존 상조업체 서비스로 계약을 이전할 수 있다. 공정위 '내 상조 그대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선수금 보전기관으로부터 받은 보상금을 납입해 '내 상조 그대로'에 참여하는 상조회사의 유사한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

특히 폐업한 업체가 선수금을 제대로 예치하지 않은 '먹튀' 상황이더라도, 누락된 금액의 절반만 부담하면 새로운 상조 상품에 가입할 수 있어 피해 고객들에게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현재 '내 상조 찾아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상조업체는 프리드라이프, 보람상조, 교원라이프 등 총 19개 업체다.

새로운 상조 상품으로 갈아타지 않고 불입금 전액 보상을 원한다면 현실적 방법은 소송 뿐이다.

공정위가 상조업체 폐업으로 피해를 입은 고객들이 적은 비용으로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피해 고객 모집와 권리 구제 절차 안내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적은 보상금에 비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녹록치 않다.

지난 달 28일부로 공정위로부터 등록취소된 아산상조가 대표적이다. 한 때 국내 상조업계 10위권 회사로 급부상했던 아산상조는 올해 초 경영진이 잠적하고 영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월 회비를 다수 납입한 고객들이 선수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아산상조는 지난 9월 말 기준 선수금 50% 보전이 가능하다고 공시했지만 이후 예치금 인출사고를 비롯해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면서 현재는 선수금 50% 비율을 맞추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근 등록취소가 결정됐고 선수금 보전기관인 신한은행을 통해 보상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 서비스 시용 시 추가비용 부담 불가피...선수금 규모 확인 후 가입 필수

다른 상조회사 서비스로 갈아타더라도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동일금액, 동일서비스' 원칙이 아니고 고객이 차액을 부담해 서비스를 가입하다보니 원치 않은 서비스가 추가돼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아예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선수금까지 날리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지만 기존 업체의 도산으로 인해 추가적인 손해가 불가피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또한 선수금 50% 규정에도 불구하고 선수금을 예치하지 않거나 편법적으로 빼내 착복하고 '먹튀' 하는 일부 업체들은 일탈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계약한 상조업체의 영업 상태와 선수금 보전 여부를 반드시 수시로 확인해야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내 상조 찾아줘' 홈페이지를 통해 상조업체의 영업상태와 선수금 납입내역, 선수금 보전현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선수금 9122억 원을 갖춘 ▶프리드라이프가 상조업체 중 가장 규모가 크고 ▶대명스테이션▶더케이예다함상조▶보람상조개발 등이 3000억 원 이상의 선수금 보전으로 뒤를 잇는다.

공정위 관계자는 "선수금 50% 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업체의 경우 보전받지 못한 선수금은 소송을 통해 돌려받아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그렇지 않은 경우 내 상조 그대로를 통해 유사 상품으로 계약 변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