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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맛집탐방]곰국에 말아 먹는 국수 '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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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맛집탐방]곰국에 말아 먹는 국수 '담백'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11.29 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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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국시]
청진동 골목에는 유난히도 유서 깊은 맛집이 많다. 청진동 해장국 골목의 터줏대감 격인 ‘청진옥’을 비롯해 각종 전파를 타고 한동안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던 ‘현이네 바비큐 보쌈’ 교보문고 방향으로 곳곳에 늘어진 ‘피맛골’ 생선구이 백반집들까지 유서 깊은 맛집이 유난히도 많다.

구석구석을 살피다 보면 하나 건너 맛집이 나올 정도니 식사시간마다 매번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을 이곳 직장인들이 부럽다.

굵직굵직한 맛집들의 선전이 유난히 돋보이는 청진동 골목에서 온통 시선을 빼앗기다가 ‘곰국시집’이라는 식당이 어느 날 인가부터 눈에 띄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의아한 단어였는데 한두 번 곱씹어 생각해 보니 ‘곰국을 이용한 국수겠구나’싶다. '국시'란 국수의 방언으로 강원도, 경상도, 함경도 등지에서 쓰인다.

대개 국수를 끓여낼 때 멸치나 바지락으로 국물 맛을 내는 게 보통인데 ‘곰국’으로 만든 국수 맛은 어떨지 호기심이 난다.

음식점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메뉴판을 가득 메운 다양한 음식. ‘국수’만 팔 것 같은 간판명과는 달리 샤브샤브, 전골, 차돌박이, 철판구이 등 다양한 고기 메뉴가 있어 잠시 혼란스러웠지만, 기대 끝에 나온 곰국시는 언뜻보면 일반 시중에서 파는 국수와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유달리 뽀얀 국물 위에 호박, 버섯, 고기 등 국물에 푸짐하게 얹어진 고명들이 뭔가 있어(?) 보인다.

면발은 쫄깃하면서 찰지며 국물 맛은 장모님이 사위를 위해 밤새 신경 써 정성껏 끓여낸 맛이랄까. 매일 같이 사골과 양지로 푹 고아 만들어 내는 곰국물이 목을 타고 넘어갈수록 진하게 느껴진다. 거기에 고명으로 얹어진 쇠고기 수육을 곁들이고 겉저리로 마무리하면 칼칼한 맛이 그만이다.

술이 생각 날 때는 ‘샤브샤브’를 시키면 된다. 곰국을 육수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로즈, 겨자채 등 독특한 야채들이 풍성하게 들어가 술을 마셔도 숙취도 없을 것 같다.

건더기를 찍어 먹는 소스는 두 가지 맛이 제공되는 데 간장과 레몬을 이용한 소스와 들깨소스를 준다. 레몬 소스는 상큼한 맛이 담백한 고기에 향미를 더하며 들깨소스는 심심한 맛에 담백함과 고소함을 더한다.



고기를 건져 먹고 나서 끓여먹는 국수는 곰국시를 먹는 느낌과는 또 다르다. 중간에 김치를 같이 넣고 끓여내는 데 진한 육수 맛과 김치의 시원한 맛이 기차게 어우러진 맛이다.

‘샤르르 삼겹살’과 ‘샤르르 철판구이’라는 메뉴도 있는데 그 이름이 특이해 눈에 띈다.

샤르르 삼겹살은 초벌구이를 해 나오기 때문에 기름이 쏙 빠져 나올 뿐만 아니라 굽는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샤르르 철판구이는 고기와 해물을 얼큰한 양념에 버무려 볶아 먹는 데 남녀노소 구분 없이 인기 있는 메뉴다.


정성스런 손맛과 뜨거운 국물이 있어 겨울이면 더욱 생각나는 곰국시집은 무교동과 명동에 있는 분점까지 합쳐 3곳이 운영 중이다. 그 중에서도 청진동에 위치한 곰국시집은 1층 뿐만 아니라 2층에 6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회식장소로도 좋다.

출처:한겨레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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