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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원 과금해도 확률 제로 수준...NHN '크루세이더 퀘스트' 이벤트에 소비자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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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원 과금해도 확률 제로 수준...NHN '크루세이더 퀘스트' 이벤트에 소비자 뭇매
가챠 이벤트로 사행성 조장 논란 키워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0.09.04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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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대표 정우진) 한게임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RPG '크루세이더 퀘스트'가 수십만 과금을 쏟아부어도 원하는 아이템을 뽑을 수 없는 가챠(Gacha, 뽑기) 이벤트를 진행해 유저들의 뭇매를 맞았다.

업체 측은 "개발 오류로 기획된 1.16%의 확률이 정상 적용되지 않았다"고 해명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당초 지나치게 낮은 확률로 사행성을 조장했다는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NHN이 이번 이벤트뿐 아니라 수많은 유료 컨텐츠에 가챠를 도입하고 극히 낮은 확률을 설정해 게임 소비자를 지속적으로 기만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달 20일 NHN은 유저들이 희망하는 4성 고급용사 6종을 뽑을 수 있는 '하슬라 희망계약 이벤트'를 일주일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이벤트 대상인 승급용사 56종과 계약전용 용사 109종 가운데 NHN이 명시한 희망 용사 6종이 나올 확률은 단일 희망계약서 기준 1.16%(10연속 10.06%)였다. 

10%의 확률을 보장하는 10연속 계약서는 약 3만 원(55보석 기준 3만3000원)의 과금으로 구매할 수 있다.

평소 특정 4성 용사 1종을 얻을 확률이 단일 희망계약서 기준 0.19%(10연속 1.67%)로 극히 낮았던 바, 유저들은 게임 화폐인 보석을 아낌없이 사용했으나 원하는 용사를 단 한 종도 얻지 못했다.
 

NHN가 20일부터 진행한 크루세이더 퀘스트 '하슬라 희망계약 이벤트'
NHN가 20일부터 진행한 크루세이더 퀘스트 '하슬라 희망계약 이벤트'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을 통해 불만을 제기한 한 유저는 "희망용사 6명을 지정한 뒤 보석 150개(약 9만 원)를 돌렸는데 원하는 용사는 단 1종도 나오지 않았다"며 "보석 50개(약 3만원)에 10%의 확률을 설정한 것도 말이 안 된다"고 분개했다.

또 다른 유저는 "보석 200개(약 12만 원)를 사용했는데 희망용사가 단 1종도 나오지 않아 절망만 느꼈다. 이벤트라 해놓고서 유저 우롱에 가까운 확률로 현질을 유도하는데 운영진은 양심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NHN가 공식 SNS에 공지한 '하슬라 희망계약 이벤트'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 댓글

NHN에서 운영하는 크루세이더퀘스트 공식 페이스북에도 이번 이벤트 관련 민원을 제기하는 유저들의 글이 가득하다.

이에 대해 NHN 측은 확률 데이터 작성 과정에서 데이터를 잘못 기입해 발생한 사태라고 안내하며 이벤트를 황급히 종료했다. 10연속 계약서 기준으로 이벤트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과정에서 단일 계약서상 확률 오류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NHN 관계자는 "이번 이벤트에서 유저들이 제기한 낮은 확률은 개발 과정의 실수로 기획된 확률이 정상 적용되지 않았던 문제"라며 "모든 이용자에게 이벤트 사용 보석을 100% 지급했고 획득한 캐릭터 및 재화 또한 회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 하반기 게임법 전면 개정…확률형 아이템 이대로 철퇴?

원하는 아이템을 얻을 때까지 과금을 해야 하는 '가챠'는 게임시장의 고질병 중 하나로 꾸준히 지적돼왔다. 확률은 극히 낮아도 뽑기만 하면 대박날 수 있다는 식의 사행성 요소가 다분해 사업 수익성 부분은 이미 검증이 끝났다.

가챠로 불리는 현질 유도의 대표 형태는 확률 아이템 획득이다. 극소수 유저가 획득한 아이템이 게임 밸런스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많은 유저가 현질에 매달리게 된다. 좋은 아이템을 뽑아도 강화나 합성 등에 따른 추가 과금은 불가피하다.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수집형 게임의 한계로 사행성 수준이 심하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실제 각종 용사를 비롯해 초월 무기와 초월 무기의 옵션, 옵션 변경, 장비 개조 등 수많은 요소가 확률에 기반하고 있다. 문제가 된 하슬라 희망계약 이벤트뿐 아니라 'CQ X RWBY(루비) 콜라보레이션 등 현질 유도 이벤트도 남발한다는 지적이다. 
 

NHN가 20일부터 진행한 크루세이더 퀘스트 '하슬라 희망계약 이벤트'
NHN가 20일부터 진행한 크루세이더 퀘스트 '하슬라 희망계약 이벤트'

NHN 측은 크루세이더 퀘스트가 이용자 친화적인 과금 및 확률 정책을 가진 게임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기본 4성 캐릭터의 가챠 확률은 동일 장르 내 최고 수준인 14.9%라고 설명했다.

NHN 관계자는 "과금 또는 이벤트를 통해 마일리지를 꾸준히 지급하는 브리짓 포인트 시스템을 두고 있다. 이 외 결투장 랭킹 보상, 등급제 등 게임 플레이를 통해 매주 보석을 고정적으로 획득할 수 있다"며 "이는 이용자 친화적인 과금 정책을 유지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속에  확률형 아이템을 법으로 규제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이 올 하반기에 전면 개정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준비 중인 이 개정안은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종류별 당첨 확률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법적 정의 및 표시 규제가 도입되는 점이 핵심이다.

이미 2015년부터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자율적으로 시행하며 규제 수위를 높여온 게임업계는 법적 규제보다는 참여자 성숙을 유도하는 자율 규제가 게임산업 진흥에 더 효과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가챠 이벤트로 과금을 유도하는 것은 사행성 논란이 일 수 있다"며 "한탕주의에 빠진 일부 게임사로 인해 게임산업 자체에 부정적 이미지가 생기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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