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먹통되는 MTS·HTS...투자자 피멍드는데 증권사들은 팔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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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먹통되는 MTS·HTS...투자자 피멍드는데 증권사들은 팔짱만
"수 백억원대 비용 발생, 불가항력적 요소 많아" 항변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0.09.15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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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시에 사는 이 모(남)씨는 지난 2일 오전 장 개시 후 주식매매를 위해 한국투자증권 MTS에 접속하려 했지만 불가능했다. 급한 마음에 전화 주문이라도 하려고 연락했지만 통화량 폭증인지 연결되지 않았다. 이 씨는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때문인 것 같은데 접속자 폭주가 뻔히 예상되는 상황인데 증권사 측도 대비를 했어야 했는 것 아닌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올 들어 주요 증권사들의 온라인/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에서 접속장애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그 때마다 '땜질식 처방'에 그치고 있어 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접속장애 현상은 일시적으로 투자자들이 트레이딩 시스템에 몰려 과부하가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동학개미운동' 이후 주식투자 인구가 급증하면서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개선하겠다는 립서비스만 반복하고 있다.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대규모 서버 확충 등 인프라 투자가 필수적이지만 증권사들은 여전히 임기응변식 대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올해 대형증권사들 HTS·MTS 접속장애 수 차례 발생

지난 1일과 2일 국내 대형 증권사인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HTS와 MTS에서 나란히 접속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1일 오전 9시부터 20여분 간 HTS 접속이 지연됐고 한국투자증권은 이튿날 오전 9시18분부터 47분까지 약 30여분 간 MTS 접속지연이 발생했다.

이 날은 카카오게임즈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이 있는 날이었다. 두 증권사 모두 카카오게임즈 IPO 대표 주관사로서 청약을 위해 투자자들이 오전부터 HTS와 MTS에 대거 몰리면서 접속 과부하가 발생한 것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1일 오전 투자자들이 과도하게 몰리면서 온라인 청약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특히 공모주 청약은 물론 주식거래 등 다른 용도로 트레이딩 시스템에 접속했던 투자자들까지 장 개시 후 로그인 지연, 시세조회 지연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사전에 서버 증설을 비롯해 준비를 많이 했지만 역대 최다 청약주수를 기록하는 등 단기간에 다수 고객들이 몰리면서 일부 지연현상이 발생했다"며 "다음 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주 청약도 예정돼있어 서버 증설 등 추가 인프라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이 역대 최대 규모로 청약금이 몰렸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증권사들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미 지난 7월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을 통해 투자자들이 다수 몰릴 것이 예견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증권사 트레이딩시스템의 접속지연(장애) 현상은 올 들어 주식시장에 신규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이 급증하면서 그 빈도 수도 급증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지난 2월 삼성증권 HTS·MTS 접속장애 현상을 시작으로 3월에는 키움증권, DB금융투자, SK증권, KB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트레이딩 시스템에서 접속장애 현상이 발생했다. 지난 3월 코로나 팬데믹 선언으로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식매매 수요가 급증했지만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발생한 일이다.

특히 개인 브로커리지 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은 3월에만 3차례 접속지연이 발생한데 이어 4월에는 마이너스 유가를 인식하지 못해 HTS에서 원유 관련 일부 상품의 거래가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달 31일에도 HTS에서 일부 개인 투자자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이 액면분할가에 준하는 가격에 자동으로 매도되는 사고가 이어졌다. 전산장애 뿐만 아니라 트레이딩 시스템 전반의 문제로 지적될 수 있는 사안이다.

◆ 증권사들 "개선중" 반복만...인프라 개선 비용에 난색

문제는 동학개미운동이 지속되면서 신규 개인고객들이 급증하고 있어  접속장애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지만 증권사들이 환경 개선에는 여전히 소홀하다는 점이다.

각 사별로 트레이딩 시스템 장애 발생시 기준대로 투자자들에게 보상을 해주고 있지만 ▲접속장애시 전화주문으로 전환 ▲장애 당시 화면 캡쳐본 제출 등 투자자 스스로가 입증해야 하는 규정들이 대부분이다.

트레이딩 시스템 먹통 시 전화주문으로 대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지만 이 역시 일시에 주문량이 몰려 동일하게 먹통이 되는 경우도 빈번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많다. 

투자자들은 불편을 겪고 있지만 증권사들은 올 들어 주식거래규모가 폭증하면서 눈덩이 수수료 수익을 올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증권사 수탁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75% 증가한 3조952억 원에 달했다.

명확한 개선 방법은 서버 증설 등 인프라 개선이지만 대대적인 투자에 최대 수 백억 원 이상 대규모 비용이 발생하다보니 증권사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증권사들은 매년 수 백억 원 가량을 전산운용비에 투입하고 있고 코로나19 등 특수한 환경에서 발생한 불가항력적 요소도 적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국내 증권사의 전산운용비는 전년 대비 9.7% 증가한 2784억 원이었고 판매관리비 대비 전산운용비 비중도 5.79%에서 6.07%로 소폭 상승했다.

다만 올 들어 주식시장에 신규 진입한 투자자들이 급증한데다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향후에도 접속자 폭증에 따른 접속장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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