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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가 연 12% 고수익 보장하며 계약자 돈 편취...사기 사건 늘어나는데 감시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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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가 연 12% 고수익 보장하며 계약자 돈 편취...사기 사건 늘어나는데 감시 사각지대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20.10.16 0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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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보험 법인대리점(GA)의 불법유사수신행위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소홀로 인해 소비자들이 사기 피해에 무방비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보험사는 통상 GA에 대한 경영 공시 등을 보고 계약을 맺는데 공시만으로는 건전성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전체 GA의 수가 많아 이를 모두 관리 감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경기도 부천 소재 엑시스금융서비스 A대표가 불법유사수신행위 등으로 경찰에 구속됐다. 엑시스금융서비스는 설계사 50여 명으로 이뤄진 소형 GA로 푸르덴셜생명, DB생명 등 생명보험사 2곳,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사 2곳과 계약을 맺고 운영 중이다.

A대표는 연 12% 고수익을 보장하며 보험계약자의 돈을 일시금으로 받은 뒤 상품판매수당 등을 이자 형식으로 나눠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피해자는 1500여 명, 피해액은 10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계약을 맺은 보험사들은 경찰 수사가 끝난 뒤 피해를 입은 소비자와 피해규모 등을 확정한 뒤 처리 방향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달 불법유사수신행위를 인지하고 수사기관과 협조해 검거‧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처브라이프생명이 자사와 계약을 맺은 GA가 허위계약을 이용해 금융사기를 벌였다며 검찰에 고소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설계사들이 소비자의 명의를 도용해 수당을 받아 챙긴 뒤 계약을 해지하는 방식으로 돈을 챙긴 것이다.

문제는 GA의 부당영업행위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당할 때까지 확인이 어렵다는 것이다. GA 수가 너무 많아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중대형 GA는 190개에 불과하지만 설계사 수 100인 미만 소형 GA는 4289개, 개인대리점은 2만5283개에 달한다. 중대형 GA는 금감원 종합검사, 현장검사 등으로 감독이 이뤄지지만 소형 GA까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금감원 측 입장이다. 

보험업계는 소형 GA에 대한 건전성 판단이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현재 '이클린보험서비스'를 통해 500명 이상 대형 GA의 경우  ▶설계사 정착률 ▶계약유지율 ▶불완전판매율 등 소비자 지표가 반기별로 비교 공시되고 있다.  

500명 이하 중형 GA나 100명 이하 소형 GA의 경우에는 ▶대리점 주소나 등록번호 ▶설계사 수 ▶매출 등 기본적인 정보만 1년에 한번 공시되고 있다. 

불완전판매에 대한 공시는 이뤄지고 있지만 GA에서 자료를 받아 취합하는 것에 불과해 보험사에서 판단 근거로 삼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앞서 불법유사수신행위로 문제가 된 '엑시스금융서비스'의 경우에도 2018년부터 최근 3년간 신계약건수, 불완전판매 사유 등이 공시됐지만 불완전판매 건수는 단 1건도 없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중대형 GA는 경영공시나 소비자 보호 지표 등을 반기별로 공시하고 있지만 소형 GA는 파악하기 쉽지 않다”며 “신계약 한 건이 아쉬운 보험사 입장에서는 설계사 수가 적은 소형 GA라도 계약을 안 하기 어려운데, 건전성 여부는 보험사가 알아서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 문제”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소형 GA는 1년에도 수십개씩 생겼다가 없어지고 보험사와 계약을 맺고 있더라도 계약이 1건도 발생하지 않는 일이 수두룩하다"며 "소비자가 보험사로 민원을 제기한 뒤에야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는 터라 난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와 금융당국이 현실적 상황을 이유로 소형 GA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소비자들은 고스란히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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