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 입장은 100명인데, 뷔페는 200명...방역지침 엇박자로 소비자들 골탕
상태바
결혼식장 입장은 100명인데, 뷔페는 200명...방역지침 엇박자로 소비자들 골탕
식장 입장 인원은 제한, 뷔페는 무제한 엇박자
  • 김승직 기자 csksj0101@csnews.co.kr
  • 승인 2021.01.05 0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결혼식 취소·연기 위약금 면제 조치'에도 예식업체와 소비자 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결혼식 허용 인원이 제한되는 데 반해 뷔페는 별도의 기준이 없어 벌어지는 간극 탓이다. 

정부 방역지침상 결혼식 입장 인원의 경우 거리두기 2단계엔 100명, 2.5단계엔 5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반면 뷔페는 소독·방역 및 이용자 간 간격만 유지할 경우 수용 인원에 제한이 없다.

서울시 은평구 정 모(남)씨는 이달 31일 신도림 라마다호텔에서 결혼식을 치를 예정으로 몇개월 전 뷔페 보증 인원 250명으로 계약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자 부득이 100여 명의 하객만 초대하기로 했다. 31일엔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방역지침에 따라 하객들의 안전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라마다호텔과의 '뷔페 보증 인원'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 정부의 방역지침에 뷔페 수용 인원 제한은 없는 상황이라 하객 축소에도 불구하고 뷔페 허용 인원은 변경이 어려운 애매한 상황이 된 것이다.

라마다호텔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 시 뷔페 보증 인원을 기존 250명에서 200명으로 줄여주겠다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결혼식 입장 가능 인원과는 100명이 차이 난다. 라마다호텔 뷔페의 1인당 이용요금이 5만 원가량인 것을 고려하면 이용하지도 못한 채 지불해야 하는 뷔페 비용은 약 500만 원에 이른다. 

정 씨는 “라마다호텔이 뷔페 보증 인원을 줄여주지 않으면 그에 맞춰 하객을 초대할 수밖에 없다”며 “결혼식장 입장 인원을 제한해도 로비 등이 혼잡해질 것이 뻔한데 방역지침이 제대로 지켜지겠느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정부 방역지침의 목적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것인데 두루뭉술한 적용에 눈 가리고 아웅이 되고 있다”며 “호텔 측의 대처는 방역지침을 준수하려는 소비자의 노력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라마다호텔 측은 소비자의 요구사항은 이해하지만 경영상의 이유로 전면 수용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예식 서비스의 경우 뷔페를 통해 수익을 남기는 구조라 결혼식만 진행하고 뷔페를 이용하지 않는 등의 조건으로는 운영이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더욱이 정부의 방역지침에 '뷔페 수용 인원 제한'은 없는 상황에서 보증 인원을 무작정 줄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라마다호텔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엔 보증 인원을 기존의 25%, 2.5단계엔 50% 줄이고 있다”며 “그럼에도 뷔페 보증 인원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비자와는 계약 내용을 협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인터넷 카페에 게시된 보증 인원 관련 글.
▲인터넷 카페에 게시된 보증 인원 관련 글.

◆ 공정위 권고에도 '뷔페 보증 인원' 조정 어려워...강제성 없어 업체 재량따라

롯데호텔, 신라호텔, 조선호텔 등 특급 호텔 결혼식은 뷔페를 따로 운영하지 않고 홀에서 식사를 하는 방식이어서 뷔페 보증 인원 관련 분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호텔 관계자는 "신규 예식계약자에게 보증 인원 관련 안내를 충분히 하고 있고 아예 보증 인원 없이 계약을 하는 경우도 많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기존 고객과의 보증 인원 합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쟁이 지속되는 곳들은 결혼식과 뷔페를 따로 운영하는 중소형 호텔이나 일반 예식업체들이다.

대부분 뷔페 보증 인원을 100~200명대로 운영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예식업계 업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보증 인원 축소로 인한 손해까지 감당하기 어렵다는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특히 뷔페 운영이 주 수익원인 경우 현재의 보증 인원이 마지노선이라는 입장이다.

보증 인원을 맞추기 위해 하객이 몰릴 경우 머무를 공간을 별도 마련하거나 결혼식을 2회로 나눠 진행하는 등의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 8월 공정위가 ‘예식업체 자율적 분쟁 조정 권고’를 배포하면서 기존 200~300명대였던 뷔페 보증 인원이 100~200명대로 줄긴 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제한 인원과는 차이가 있어 분쟁이 줄어들지는 않는 모습이다.

이어 공정위는 지난 9월 ‘예식업 관련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을 마련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예식이 어려운 경우 위약금 없이 계약 내용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계약 해지 시 계약금은 돌려받고 위약금의 40%를 감경받을 수 있다.

다만 이는 권고일 뿐 법적인 강제력 없고 분쟁의 핵심인 뷔페 보증 인원은 업체 재량에 달려있다.

소비자들은 공정위 개정안이나 예식업체의 대안을 납득하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통상 결혼식은 1년 전 등 긴 시간에 걸쳐 준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스튜디오·예복·메이크업 업체 등과의 계약이 따로 걸려있는 경우가 많아 결혼식 위약금만 없앤다고 해서 식을 취소하긴 어렵다는 것.

또한 결혼식 비용은 성수기와 비성수기에 따라 천차만별인 만큼 비성수기 예약자가 성수기로 식을 미룰 경우 감당해야 할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소비자들이 보증 인원 관련 피해를 호소하는 모습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소비자들이 보증 인원 관련 피해를 호소하는 모습

계속된 확진자 증가로 2.5단계 연장이 지속되면서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결혼식 보증 인원'에 대한 피해를 호소하는 청원글이 등장하는 등 당분간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승직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