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개인이 직접 주식형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수 있는 IRP형의 적립금과 수익률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을 운용 중인 13개 증권사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51조5993억 원으로 전년 43조6069억 원에 비해 18.3% 증가했다.
퇴직연금은 금융사가 연금을 운용하는 확정급여(DB)형, 가입자가 직접 운용 지시를 하는 확정기여형(DC)형, 개인형 퇴직연금(IRP)형으로 나눌 수 있다.
지난해 주식 시장이 활황기를 맞으면서 증권사로 퇴직연금 가입과 이전이 몰린 탓이다. 특히 가입자가 운용하는 DC형과 IRP형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은행과 보험사에서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4개 증권사로 이동한 IRP 자금 규모는 2019년 1563억 원에서 지난해 4374억 원으로 180% 늘었다. 올해는 이미 3월까지 3122억 원이 증권사로 이전됐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는 타금융사에 비해 원금 비보장형 상품 비중이 높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구조”라며 “수익률이 낮다고 무조건 운용을 잘못한 것으로 보긴 어렵지만 지난해 주식 시장 상황이 좋아 수익률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IRP 수익률도 크게 올랐다.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13개 증권사의 지난해 개인 IRP 단순 평균 수익률은 6.2%로 전년 4.2%에 비해 2%포인트 올랐다.
수익률이 가장 좋은 신영증권의 경우 10.4%로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원금 보장과 비보장 상품을 고루 활용해 고객이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제안한 것이 수익률이 높이는데 주효했다”며 “퇴직연금 취지에 맞게 장기 수익률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수익률은 7.6%로 2위를 차지했다. 2019년 5.2%에서 2.4%포인트 올랐다.
미래에셋증권과 유안타증권은 7%대, 하나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대신증권, 삼성증권도 6%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5.6%)와 KB증권(5.4%), NH투자증권(5.3%)은 13개 증권사 평균치인 6.2%에 미치진 못했지만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인 IRP 적립금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증권은 수익률이 7.3%로 전년 대비 1.6%포인트 상승했다. 적립금 규모가 1조5000억 원을 돌파한 삼성증권도 6.1%로 전년 대비 1%포인트 올랐다.
수익률이 가장 낮은 현대차증권은 2.84%로 전년 2.8%에서 0.04%포인트 올랐다. 하이투자증권도 3.3%로 0.3%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