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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끊겨 자영업자 장사 망쳤는데 통신사 보상은 요금 감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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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끊겨 자영업자 장사 망쳤는데 통신사 보상은 요금 감면 뿐?
월요금 부과 기준으로 피해액 산정...간접 손해 보상은 제외
  • 최형주 기자 hjchoi@csnews.co.kr
  • 승인 2021.09.15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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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인천에서 찜닭집을 운영하는 이 모(여)씨는 지난 7월부터 매장의 KT 인터넷이 지속적으로 끊겨 계산과 배달 업무가 마비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 평소엔 간헐적으로 끊기다가 8월 17일엔 아예 먹통이 돼 오전 10시부터 기사가 방문한 오후 5시까지 장사를 못했다고. 이 씨는 KT 고객센터에  보상을 요구했으나 사용하지 못한 7시간에 대한 요금 환불뿐이었다. 이 씨는 “평균 일 매출이 60만 원인데 이날 인터넷이 끊겨 30만 원 정도의 손해를 입었다. KT에 보상을 요구했지만 약관에 따른 요금 보상만 가능했다”고 하소연했다.

#사례2. 인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 모(여)씨는 매장에 설치한 LG유플러스 인터넷의 잦은 먹통으로 영업에 피해를 입었다. 8월20일 15분 가량 끊기더니 24일 오후 2시40분경 또 문제가 발생했다. 공유기를 교체한 후에도 매일같이 10~15분 인터넷이 끊어졌고 CCTV를 설치하지 않아 IP 충돌로 발생한 문제라는 업체 측 이야기에 비용을 들여 수리했지만 인터넷 끊김은 여전했다. 김 씨는 “피크타임에 인터넷이 10~15분 끊기면 10만 원 상당의 매출을 손해 보게 된다”며 “보상은 바라지도 않고 인터넷 좀 안 끊겼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사례3. 전남에서 배달전문 국밥집을 운영한다는 고 모(여)씨는 8월 중순 매장의 SK브로드밴드 인터넷이 먹통이 돼 일요일 오후 5시 30분부터 두 시간 동안 장사를 못했다. 고객센터는 연결되지 않았고 7시 30분쯤 복구됐다. 업체 고객센터에 항의하자 약관에 따라 월 요금 2만2000원을 감면해주겠다는 안내를 받았다. 고 씨는 “가장 매출이 높은 시간에 인터넷 문제로 장사하지 못해 사실상 당일 매출 전부를 손해봤다”며 “아르바이트 인건비, 사용하지 못하고 버린 식자재 비용에 대해 보상을 요구했으나 인터넷 요금 감면이 최선이라는 말 뿐이었다”고 속상해했다.

음식점이나 카페 등 영업장에 설치한 인터넷이 간헐적으로 장애를 일으키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는 소비자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카드 결제 단말기나 주문 접수 등이 인터넷으로 이뤄지는데 접속이 끊기면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피해 소비자들은 기대 매출을 비롯해 인건비와 식자재 비용 등 보상을 요구하지만 통신사들은 약관에 따라 요금에 대한 보상이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3사의 인터넷 이용약관엔 '고객의 책임없이 인터넷 품질 불량으로 피해가 생길 경우 해당 기간 요금의 6배를 최저기준으로 협의해 배상한다'고 공통적으로 고지하고 있다. 그마저 장애 사실을 회사에 알린 후 3시간 이상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했거나, 1개월간 서비스 장애 누적 시간이 6시간 이상 초과된 경우로 한정된다.

손해배상 조건 및 배상금액 산출방식은 업체들간 대동소이하다. 최근 3개월 분 요금의 일 평균금액을 24로 나눈 시간당 평균액에 이용하지 못한 시간을 곱해 산출한 값의 6배에 상당한 금액이 기준이다.

예컨대 월 인터넷 요금이 4만 원이고 인터넷 사용이 24시간 불가했다고 가정했을 때 한 달 사용료 중 1일 이용료 1333원의 6배인 약 8000원을 보상받을 수 있다. 

약관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손익과 정보, 자료 등의 손해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피해 소비자들이 주장하는 요금 이외의 보상은 약관상으로는 불가능하다. 

실제 인터넷이 끊겨 발생한 손해 보상이 요원하다 보니 갈등이 계속 반복되는 상황이다.

통신3사 관계자들은 “인터넷 품질 이슈가 발생할 경우 요금에 대해 보상하고 있고 이는 약관에 명시된 대로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 큰 문제가 없다”고 공통된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다만 자영업을 하는 소비자들이 입은 손해에 대해서는 도의적으로 약관에 명시한 것보다 많은 지원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앞서 2018년에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통신사에서 비용을 추가 보상하는 경우가 있었다.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사고로 신촌과 홍대, 이태원 등의 서울 5개 구와 고양시 일부에서 인터넷이 먹통이 됐을 당시 KT는 1개월 치 요금 감면을 제시했으나 자영업자들은 영업 손실까지 보상을 요구했다.

결국 KT는 2019년 3월 ‘KT 화재 상생보상협의체’를 통해 연 매출 30억 원 이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서비스 장애복구 기간에 따라 1~2일은 40만 원, 3~4일은 80만 원, 5~6일은 100만 원, 7일 이상은 120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당시엔 정치권까지 나서 자영업자들에 대한 보상을 촉구하면서 KT가 사실상 울며겨자먹기식 보상 대책을 내놓은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우선 영업 손실을 입증할 수 있어야 배상액을 논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분쟁이 접수된다고 해도 소비자원도 약관을 우선시 하는 만큼 통신사업자에게 전액 배상을 요구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분쟁 조정까지 진행될 경우도 일부 배상에 그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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