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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독려에도 4세대 실손보험 전환율 겨우 0.7%...보험사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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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독려에도 4세대 실손보험 전환율 겨우 0.7%...보험사 부담 가중
  • 이예린 기자 lyr@csnews.co.kr
  • 승인 2022.05.04 0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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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4세대 실손보험 가입을 독려하고 있지만 전환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의 손해율이 비교적 적은 4세대로 가입자를 유인하기 위해 한시적 보험료 인하와 설계사 인센티브 제공 등 당근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효과가 미미하다. 여기에 더해 각 보험사의 전환율을 경영실태 평가에 반영하기로 결정하면서 업계의 부담도 커지는 상황이다.

기존 실손가입자 대부분 일정기간 보험료를 할인 받고 전환하기보다 기존 실손보험을 유지해 향후 의료비 절감 혜택을 보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손보험은 판매시기 및 보장구조 등에 따라 ▶1세대(구 실손) ▶2세대(표준화) ▶3세대 ▶4세대 ▶노후·유병력자 실손 등으로 구분된다.

자기부담비율이 낮은 과거 실손 상품 구조상 일부 가입자들이 과잉의료로 보험금 수령을 악용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4세대 실손보험 상품을 내놨지만 가입자들의 이목을 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실손보험 계약 건수는 3550만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49.2%는 2세대, 3세대와 1세대는 각각 24.6%, 22.1%로 나타났으며 지난해 7월 새롭게 출시된 4세대 실손은 1.5%에 그쳤다.

특히 올해 손해보험사를 통한 4세대 실손보험 전환 건수는 약 21만1000건으로 전환율은 0.7%에 불과했다. 

구세대 상품 가입자들이 4세대 실손보험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높아진 자기부담금 비율과 의료 이용 제한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4세대 실손보험은 구세대 상품보다 보험료가 낮아진 대신 자기부담금 비율이 높아졌다. 

4세대 실손의 자기부담비율은 급여가 20%, 비급여가 30%로 구성된다. 통원 공제금액도 급여는 최소 1~2만 원, 비급여는 최소 3만 원으로 오른다. 반면 구세대 상품의 경우 자기부담금이 적거나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험금 누수가 큰 도수치료, 영양제 등 일부 비급여 보장도 줄어들었다. 도수치료의 경우 3세대 실손은 치료 목적인 경우만 확인되면 연간 50번까지 보장했지만, 4세대에서는 10번 단위로 치료 효과가 확인돼야 보장이 가능하다.

또 개인별 의료이용량에 보험료가 차등 반영된다. 만약 1년 동안 비급여 보험금을 받지 않았다면 이듬해 보험료가 5% 할인되고 100만 원 미만이면 동결된다. 다만 그 이상이라면 보험료가 최대 4배까지 뛸 수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기존 1~3세대 상품의 경우 자기부담금이 적은 등 통제장치 부족으로 손해율 악화가 지속돼 적자 폭이 심화되면서 매년 10% 이상 보험료 인상이 지속됐다"며 "보험사의 손해율을 줄이고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4세대 실손 상품을 설계해 전환을 독려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금융당국이 실손보험 전환율을 보험리스크 통제 활동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경영실태평가(RAAS 평가)에 반영한다고 밝히면서 부담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실손 가입자 대부분 의료 이용으로 보험료를 차등 할인 받기보다는 기존 실손 보험 가입 유지로 의료비 절감을 선호하는 편이다"라며 "특히 도수치료 등 의료이용이 많을수록 보험료가 커지고 보장도 적어지기 때문에 전환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실손은 자기부담금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어서 보험료가 부담되더라도 기존 상품을 유지하려는 성향이 크다"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근본적인 대책 없이 경영실태평가에 전환율을 반영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라고 전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상품구조 개편을 통한 새로운 상품 출시만으로는 실손의료보험의 제도 개선효과가 보유계약에까지 영향을 미치기에는 역부족으로, 기존 실손가입자에 대한 보험료 차등제 도입 검토와 함께 계약 전환에 대한 지원 방안이 함께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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