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건자재값 상승에 파업까지...시름 깊어지는 건설사들, 분양가 인상 '만지작'
상태바
건자재값 상승에 파업까지...시름 깊어지는 건설사들, 분양가 인상 '만지작'
  • 천상우 기자 tkddnsla4@csnews.co.kr
  • 승인 2022.05.09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자재 가격 고공행진에 따른 협력업체 파업으로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결국 건설사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6일 부산·울산·경남 지역 철근·콘크리트연합회 소속 56개 회원사는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며 200여 개의 관내 사업장에서 전면 파업을 시작했다. 부울경 철콘연합회는 “지난달 18일 시공사에게 물가인상률을 반영한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등 일부 건설사 외에는 답변이 모호하거나 회신이 없어 공사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철콘연합회의 공사비 증액을 요구한 파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2일 서울·경기·인천 철콘연합회가 하도급 대금을 증액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고 호남·제주 철콘연합회는 지난달 20일 일제히 파업을 실시했다가 시공사 대표단과 협의를 통해 현장에 복귀한 바 있다.

실제 전체 공사비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시멘트, 철근 등 기초 건자재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시멘트업계 1위인 쌍용C&E(대표 홍사승·이현준)는 내달부터 기존 1t당 7만8800원에서 18% 인상된 9만800원에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7월 시멘트 1t당 가격이 5.1% 인상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한 번 두 자릿수 인상이 이뤄진 것이다. 골조공사에 쓰이는 철근 역시 지난해 동월 대비 30% 이상 급등한 1t당 105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창호커튼월협회도 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지난 4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소기업계 민생현안 간담회'에서 오는 11일에 전국 공사 현장 셧다운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유병조 한국창호커튼월협회 회장은 "창호·커튼월 프레임의 주소재인 알루미늄 가격은 1년 새 2배 가랑 폭등했음에도 단가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라며 "건설사에 공문도 보냈지만 아직 답을 듣지 못해 오는 11일 전국 모든 공사 현장의 셧다운 관련한 내용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건설사들이 현장설명회에 참여조차 하지 않는 초유의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건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해 단가를 맞추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경기 성남시 수진1구역에 이어 지난 4일 신흥1구역 공공재개발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 역시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 문제는 입찰조건 때문이다. 신흥1구역 공공재개발 사업의 시행사인 LH(대표 김현준)가 내세운 입찰조건은 '3.3㎡당 495만 원 이하‘다. 건설사들은 건자재값 등 공사비 증가가 반영되지 않은 입찰 조건이라며 관심조차 보이지 않은 것이다.

건설업계는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결국 분양가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겉으로는 건설업이 호황을 맞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지을수록 적자가 나는 상황”이라며 “모든 건설사들이 (수익성 개선에) 힘을 쏟고 있지만 현재로선 쉽지 않아 결국 분양가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국 중심의 원자재 가격과 수급 안정을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천상우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