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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부자재값 상승에 식음료사 수익성 희비…대상·동원F&B·풀무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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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부자재값 상승에 식음료사 수익성 희비…대상·동원F&B·풀무원 울상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2.05.1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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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식음료 기업들의 올 1분기 수익성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외형은 일제히 늘었으나 원재료비와 물류비 급등 여파로 영업이익률이 줄고 매출원가율도 늘었다.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품가격 인상을 단행해 수익성 회복에 나섰으나 인상분이 생산비용을 충분히 상쇄하지 못하면서 수익률 하향이 불가피해졌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17일 각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0대 식음료 기업들의 올 1분기 매출은 총 10조9705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5.1% 늘었는데, 매출원가는 7조8084억 원으로 17.3% 늘었다.

기업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매출원가가 매출에 비해 더 많이 늘어난 것이다. 매출원가율은 평균 71.2%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7793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5% 늘어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률도 평균 7.1%로 0.5%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은 10개사 모두 늘리며 전반적으로 선방했으나 수익성 지표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매출원가율은 전체 매출에서 원재료비·인건비·제조경비 등의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로, 영업활동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과 함께 수익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영업이익률은 높으면 높을수록, 매출원가율은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

먼저 영업이익을 보면 롯데칠성음료(대표 박윤기)와 SPC삼립(대표 황종현), 농심(대표 박준·이병학), 오뚜기(대표 함영준·황성만) 등 4개사는 두 자릿수 비율로 성장했다. 반면 동원F&B(대표 김재옥)와 대상(대표 임정배), 풀무원(대표 이효율) 3개사는 두 자릿수 비율로 감소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동원F&B로 -28% 감소한 322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 대상이 21.5% 감소한 428억 원, 풀무원이 17.2% 감소한 61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동원F&B는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과 물류비·환율 상승이, 대상은 식품 판매촉진비 확대와 글로벌 매출 확대에 따른 운반비 상승 부담이, 풀무원은 원재료비 상승 부담과 해외법인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칠성음료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가장 많이 상승했다. 84.9% 늘어난 597억 원을 기록했는데, 원부자재 상승 부담에도 제로 탄산과 가정용 페트 음료가 고성장했고 주류 부문의 유흥 시장도 회복하면서 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SPC삼립도 영업이익이 136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0.1% 늘었다.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으나 2월 말 출시된 포켓몬빵을 비롯해 아임베이커, 쿠키런빵 등 각종 신제품이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SPC삼립 관계자는 "베이커리 사업의 수익성 개선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포켓몬빵과 아임베이커, 쿠키런빵 등 신제품 출시 효과와 생산라인 자동화로 수익성이 상승 중이다. 리오프닝 확대로 식자재 등의 B2B(기업간 거래) 사업과 휴게소도 성장세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영업이익률은 SPC삼립과 오뚜기, 농심, 롯데칠성음료,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를 제외한 5개사가 하락했다. 이들 기업은 영업이익에 비해 매출이 더 많이 늘면서 이익률이 하락했다. 

1분기 영업이익률이 가장 많이 하락한 곳은 대상으로 전년동기 대비 2.3%포인트 하락한 4.3%를 기록했다. 이어 동원F&B -2.0%포인트, CJ제일제당(대표 최은석) -0.9%포인트, 풀무원과 오리온 각 -0.3%포인트 순이었다.

매출원가율은 오뚜기와 롯데칠성음료 2개사를 제외한 8개사가 상승했다. 이들 기업도 이익률과 마찬가지로 매출에 비해 매출원가가 더 많이 늘면서 원가율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매출원가율이 가장 많이 상승한 곳도 대상이었다. 3.4%포인트 상승한 76.1%를 기록했다. 이어 동원F&B와 오리온 각 2.3%포인트, CJ제일제당 1.6%포인트, 농심 1.1%포인트, 하이트진로 1%포인트, 풀무원 0.4%포인트, SPC삼립 0.1%포인트 순으로 상승폭이 높았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한 인력 부족과 가뭄 등 기상이변으로 물류 비용과 함께 식음료 기업이 제조하는 제품들의 주요 원부재료인 설탕, 유지류, 밀가루, 전분당, MSG 등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대부분 두 차례에 걸쳐 올랐는데 유지류는 무려 여섯 번에 걸쳐 올랐다. 대두유의 경우 2020년과 비교하면 1캔 기준 1만4000원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비도 문제다. 해상운임료는 작년 초와 비교해 다섯 배가량 급증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이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고 있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올 하반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수익성 반등 가능성도 점쳐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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