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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몰서 활개치는 '유령판매자'...개인정보 빼내 보이스피싱에 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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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몰서 활개치는 '유령판매자'...개인정보 빼내 보이스피싱에 악용
"입점 절차 대폭 강화...유령 업체로 인한 피해 막아야"
  • 이은서 기자 eun_seo1996@naver.com
  • 승인 2022.09.01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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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 남동구에 사는 최 모(여)씨는 지난 6월26일 A 온라인몰에서 폼롤러 3만5000원짜리를 9900원에 할인가로 구매했다.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해외 판매자의 상품이라 구매 당시 개인통관고유부호도 입력했다. 이후 '온라인몰에 입점한 유령회사가 구매자의 개인정보만 빼내고 잠적했다'는 뉴스를 보고 불안함을 느낀 최 씨는 온라인몰 고객센터에 문의했고 '유령 판매자가 맞다'는 답을 들었다. 최 씨에 따르면 이후부터 알 수 없는 보이스 피싱 문자 폭탄을 맞기 시작했다고. 최 씨는 “구매 시점 이후부터 계속 보이스피싱 문자가 오고 있다. 온라인몰은 개인정보는 절대 빼가지 못했다고 주장하지만 개인통관 고유부호까지 입력했는데 불안하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온라인몰에 입점한 유령업체가 일명 허위낚시 물건을 판매하는 사례가 다발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들어 주로 해외 판매자들이 입점 온라인몰에 평균 거래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올린 후 발송하지 않고 잠적하는 경우가 다발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소비자가 거래를 위해 제공한 이름과 연락처, 개인통관고유부호 등 개인정보를 보이스피싱에 활용한다는 의혹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온라인몰에서 물건을 구매 후 배송 받지 못했는데 거래가 취소돼 '유령업체' 같다는 불안을 호소하는 사례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은 공통적으로 유령업체로 추정되는 판매자에게 물건을 구매한 후 보이스피싱 전화나 문자를 지속적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위 사례자인 최 씨도 주문하지 않은 택배나 출처가 없는 큰 비용 출금 등으로 특정 url 접속을 유도하는 문자 폭탄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젊은 사람들은 보이스피싱이라는 사실을 바로 파악하고 속지 않겠지만 이런 시스템이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나 노년층들은 깜빡 속아 넘어갈 것 같다”고 호소했다.

소비자들의 불안에도 쿠팡, G마켓, 옥션, 11번가, 위메프, 티몬, 인터파크 등 업체들은 입점 절차를 까다롭게 해 유령 업체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매자의 이름, 전화번호, 주소 등 정보 제공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비자가 안심번호 제공도 직접 선택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각 온라인몰들은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유령 업체를 구분하거나 상품 구매 후 물건이 오지 않는다는 CS 발생 시 유령업체로 판별했다. 오픈마켓 특성상 입점 초기부터 모든 판매자에게 엄격한 잣대로 유령업체와 정상업체를 구분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각 업체의 판매자 입점 절차는 각기 달랐다.

쿠팡은 일전에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는 중국 유령업체를 방치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쿠팡 측은 개선을 위해 지난 6월 말부터 중국을 포함한 해외 지역 판매자들에게 엄격한 입점 등록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 7월부터는 중국 업체의 자체 배송을 막고 신뢰할 수 있는 업체에 한해 자체배송을 허용 중이다.

쿠팡 관계자는 “중국을 포함한 해외 지역 판매자들은 입점 시 각 국가가 승인한 인증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는 등 검증 절차를 추가했다”며 “악성 판매자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24시간 모니터링 추가 검증도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팡 외 인터파크와 티몬 측은 입점 시 판매자에게 절차를 까다롭게 해 유령업체를 구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파크는 유령업체 비율이 비교적 높은 해외 판매자 입점 시 ▲해외 사업자등록증 ▲해외판매자 판매약정서 ▲대표자 신분증 ▲대표자 여권 ▲사업자명의 통장 ▲은행거래 내역서와 거주사실확인서, 해외매출관련 신고서 서류 매출거래확인서, 공과금고지서, 개인임대계약서 법인카드사용내역서 중 서류 1개를 포함해 총 7개의 서류다. 다만 인터파크 측은 해외 개인 판매자나 중국 판매자의 입점을 제한하고 있다.

티몬은 해외 판매자 입점의 경우 MD가 요청하는 건에 대해서만 입점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티몬 관계자는 “해외 판매자 입점 시 검증된 판매자만 입점하고 있다”며 “국내 판매자보다 입점 절차를 훨씬 까다롭게 한다”고 말했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지마켓글로벌과 11번가, 위메프 측은 입점 초기부터 유령업체와 정상업체를 구분하는 뚜렷한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지마켓글로벌 측은 오픈마켓 특성상 판매자의 입점 초기부터 부정적 견해로 입점을 막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11번가도 오픈마켓 특성에 따라 사후 조치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메프도 유령 판매자와 정상 판매자를 판매 시작 전부터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들 업체는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유령 업체 등 악성 판매자를 구분지어 판매를 막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11번가 관계자는 “오픈마켓 특성상 사후 조치에 더 집중하고 있다. 사전에 유령업체를 100% 차단하는 방법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령업체라도 판매 상품은 정상적으로 올려놓기 때문에 사실 구매 후 유령업체인지 정상업체인지 판별이 가능한 부분이 있어 사전에 유령업체를 판단하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은 “오픈마켓은 말 그대로 모두에게 열려있는 마켓이라는 의미가 강해 입점 업체를 엄격한 잣대로 구분하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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