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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물인줄 알았더니...곰팡이·물때 범벅된 렌털 정수기에 소비자들 분통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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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물인줄 알았더니...곰팡이·물때 범벅된 렌털 정수기에 소비자들 분통터져
코웨이·청호나이스·SK매직 등 고질적으로 문제 발생
  • 김강호 기자 pkot123@csnews.co.kr
  • 승인 2022.10.11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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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평택시에 사는 정 모(여)씨는 정수기를 3년 렌털로 월 3만 원대에 사용 중이다. 정 씨는 지난 7월 초 출수가 제대로 안 돼 정수기 본체 내부를 열었다가 기겁했다. 호스 주변이 곰팡이로 뒤덮여 있었다. 정 씨는 업체에 항의하면서 수질 검사도 함께 요청했고 물은 정상으로 판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정 씨는 “중금속 검사만 하고 정작 중요한 세균 검사는 하지 않았다. 렌털 기간이 한 달 남았는데 업체는 위약금을 면제해 주겠다며 대단한 보상을 하는 것처럼 이야기한다”며 황당해했다. 
▲정수기 내부를 확인하니 호스와 주변에 곰팡이가 피어 있다
▲정수기 내부를 확인하니 호스와 주변에 곰팡이가 피어 있다

# 경기도 부천시에 사는 윤 모(여)씨는 직수 정수기를 2년간 월 1만5000원 요금으로 사용했다. 렌털 기간 4개월에 한 번씩 점검과 필터 교체를 받았다. 윤 씨는 우연히 정수기 토출구 부분을 살피다 곰팡이가 낀 것을 발견했다. 놀란 윤 씨는 업체에 항의하며 수질 검사를 신청했고 검사 결과는 정상 판정이었다. 윤 씨는 "곰팡이 낀 호수에서 나온 물을 얼마나 마시고 사용했는지 알 수가 없다는 생각에 화가 났다. 업체서는 오히려 고객이 관리를 부실한 탓이라고 떠넘겼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정수기 토출구에 곰팡이가 둘러져 있다
▲정수기 토출구에 곰팡이가 둘러져 있다

# 부산광역시 진구에 사는 김 모(여)씨는 얼음정수기를 6년 동안 사용하며 정기적인 필터 교체 및 케어를 받아 왔다. 김 씨는 최근 정수기에서 얼음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AS를 받던 도중 열린 정수기 내부를 보고 경악했다. 공급배관과 얼음 저장고 곳곳에 곰팡이와 물때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1년 무상 케어를 제안했지만 거절했다. 이렇게 오랜 기간 청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더러운 물을 먹었다는 것이 화가 난다”며 분개했다.
▲얼음정수기 내부가 곰팡이와 물때로 더럽혀져 있다
▲얼음정수기 내부가 곰팡이와 물때로 더럽혀져 있다

깨끗한 물을 마시기 위해 정수기를 렌탈한 소비자들이 토출구나 내부에 곰팡이와 물때로 범벅된 상태를 보고 경악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정수기 업체들은 위생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발 단계에서부터 설계하고 있으며 직원들에게도 체계적으로 관리 교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고객 요청 시 불만 사항에 대해 적극 조치한다는 입장이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정수기 이용 중 곰팡이와 물때를 발견한 소비자들이 건강을 염려해 불안을 호소하는 제보가 자주 제기되고  있다. 코웨이, 청호나이스, SK매직, 교원웰스, 쿠쿠홈시스, 현대큐밍 등 정수기 업체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고질적인 문제다.

정수기에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다양한 요인이 있다. 

렌털사 담당직원들이 직접 관리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역량 차이 등으로 관리가 부실한 경우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외부 환경으로도 곰팡이가 생길 가능성이 있어 평상시 소비자도 주변을 청결하게 하는 등 관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정수를 냉수로 바꾸는 과정에서 습기로 결로 현상이 생기면서 곰팡이가 발생할 수 있어 평소 습기 제거 및 환기에 신경 써야 한다. 또 커피나 라면 등 물을 부으면서 이물질이 튀어 2차 오염될 수 있는 점도 가능성으로 볼 수 있다.

정수기업체들은 곰팡이 등 문제 발생시 적극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업체들은 피해 상황이 발생하면 부품 교체, 동일 제품으로 교환해주거나 렌털료 면제, 위약금 감면 등 대안으로 보상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위약금 없는 해지를 요구하지만 일반적으로 불가능하다.

코웨이는 "서비스 지표를 운영하는 등 서비스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위생문제가 발생한 경우 고객이 요청하면 개선 작업하거나 동일 모델 제품으로 교환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최대한 곰팡이 등 위생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연구하고 설계한다. 하지만 외부 환경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고객이 불편을 겪는 일이 생기면 회사 차원에서 최대한 보상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SK매직 측은 "위생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노력으로 제품 개발과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물론 외부 노출된 부분의 경우 습기가 많은 환경 혹은 음료 등 오염물질이 튀는 경우에도 충분히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평소 관리도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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