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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 추석 선물세트 가격, 낱개 구매보다 최대 50% 비싼 이유가 ESG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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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 추석 선물세트 가격, 낱개 구매보다 최대 50% 비싼 이유가 ESG 때문?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2.09.02 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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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캔과 캔햄, 식용유 등 가공식품으로 구성된 추석 선물세트 가격이 낱개 제품의 합계보다 최대 50% 가까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묶음 제품은 낱개보다 더 저렴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선물세트만큼은 낱개 가격을 크게 역전하고 있다. 포장재 비용, 인건비 등이 추가되면서 가격 차가 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특히 올해는 가치소비라는 미명 하에 친환경 포장재가 확대 적용되면서 가격 차도 더욱 벌어졌다.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며 정작 그 비용 부담은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CJ제일제당과 동원F&B에서 올 추석 선보인 통조림·조미료 선물세트 10개 판매가격을 낱개 합산가격과 비교한 결과 선물세트 가격이 최대 47.4%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참치캔과 캔햄, 식용유 구성의 추석 선물세트를 대상으로 이마트몰에서 단품 판매되는 구성의 세트를 무작위 10개 선정한 후 정상가를 기준으로 집계했다. 낱개 합산가는 일부 묶음가를 포함하며 카드할인과 묶음할인, 할인쿠폰, 배송비 등은 제외했다.

조사대상 중 동원F&B '동원 카놀라유 4호'를 제외한 9개 선물세트 가격이 낱개 가격 대비 더 비쌌다.
 

단품과 금액차가 가장 큰 제품은 동원F&B '동원 건강한 13호'다. 

이 선물세트는 살코기참치 150g 10개와 리챔오리지널 200g 4개, 리챔오리지널 340g 2개로 구성돼 있다. 정상가 7만1900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이마트몰에서 단품으로 구매할 경우 4만1200원에 살 수 있었다. 선물세트가 단품 대비 3만700원이나 더 비싼 셈이다.

동원F&B '동원 튜나리챔 102호'와 '동원 리챔 6호', '동원 명품혼합 V10호'도 단품 구매 대비 2만 원 이상 비쌌다.

선물세트와 단품의 가격차를 비율로 따졌을 때는 동원F&B '동원 리챔 6호'가 가장 컸다. 동원 리챔 6호는 리챔오리지널 200g 9개로 구성돼 있고 4만7900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단품 합산가격과 비교하면 47.4%(2만2700원) 더 비쌌다. 동원 건강한 13호도 가격차가 40%를 넘겼다.

CJ제일제당 'CJ 특선 풍성한 S호'도 가격차가 1만 원 넘게 벌어져 단품을 사는 게 더 나았다. 카놀라유 500ml 2개와 올리고당 700g, 참치액깔끔한맛 500g, 스팸 200g 8개, 스팸마일드 200g 4개로 구성된 이 제품은 8만7900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단품으로만 사면 7만7420원에 구매 가능했다.

카드할인 적용 시 일부 제품은 가격 역전현상도 나타났다. CJ제일제당 'CJ 스팸복합 2호'와 'CJ 스팸 8E호', 'CJ 특선 풍성한 S호', '백설 유스위트 EM호' 등은 카드할인 30% 적용 시(백설 유스위트 EM호는 카드할인 20%) 세트를 구매하는 게 유리했다.
 

한편 올해 1월 설 선물세트 조사에서 세트가격와 낱개 합산가격간 가격차는 최대 25% 비싼 것으로 나타났는데, 불과 8개월 만에 2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관련기사: 설 선물세트 가격, 낱개 구매와 비교해보니…오뚜기 싸고 사조대림 비싸네>

이 같은 급등은 ESG 경영 취지 하에 플라스틱에서 종이 등 친환경 포장재로 확대 적용하는 업계 추세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은 트레이와 쇼핑백을 모두 종이로만 만든 '지구를 구하는 선택(Save Earth Choice)' 선물세트 브랜드를 올 추석에 새롭게 선보였다. 캔 겉면에 로고 등이 새겨진 비닐 라벨을 없앤 스팸 라벨프리(Label Free) 선물세트와 플라스틱 트레이를 사용하지 않은 CJ 명가김 선물세트 등도 처음으로 선보였다. 모든 선물세트에서 스팸 플라스틱 캡을 없앴고 햇반 생산 후 남은 플라스틱을 활용한 트레이 사용 비중도 더 높였다.

동원F&B도 종이만으로 만든 올페이퍼(All-Paper Package) 패키지 선물세트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레스 플라스틱(Less Plastic) 선물세트 제품군을 기존 9종에서 올 추석 34종까지 늘려 친환경 선물세트 물량을 10배 이상 확대 운영하고 있다. 리챔 18호는 리챔의 플라스틱 뚜껑까지 없앴고 양반김 특선6호는 선물세트 내부의 플라스틱 받침을 종이 소재로 대체했다. 

대상과 사조대림도 추석을 맞아 친환경 패키지를 적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재활용 효율성을 높인 선물세트들을 새롭게 선보였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통상 선물세트는 별도 포장비용과 인건비 등의 추가 비용이 더해지며 낱개 가격보다 비싸지게 된다. 특히 올 추석은 ESG 경영 취지로 기존 플라스틱 포장재를 종이 등 친환경 포장재로 교체한 상품이 늘어나면서 포장재 교체 비용이 상품가격에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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