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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혁신점포· 공동점포 등 은행 특화 점포 흐지부지?...추가 출점 계획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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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혁신점포· 공동점포 등 은행 특화 점포 흐지부지?...추가 출점 계획없어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3.03.23 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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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대 은행들이 점포 통·폐합 대안으로 '편의점 혁신점포'와 '은행 공동점포' 등 다양한 특화 점포들을 시범적으로 선보였지만 올해는 추가 출점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이들  점포들 대부분 '파일럿 형태'로 실험적 성격이 강해, 은행들이 추가 출점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화 점포들도 결국 구축 및 유지 비용이 발생하고 무엇보다 디지털 금융에 취약한 금융소외계층의 불편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은행들의 고민은 깊어지는 상황이다.  
 

▲ 지난해 9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경기도 양주에 출점한 공동점포
▲ 지난해 9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경기도 양주에 출점한 공동점포

◆ 특화점포 반응 나쁘지 않아... 추가 출점 고민하는 이유는?

각 은행들은 지난 2021년부터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대신할 수 있는 특화 점포를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점주권을 유지하면서 오프라인 점포 유지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와 협업한 '편의점 점포'가 대표적이다.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한 편의점 점포망을 활용해 편의점 내 유휴공간에 은행 스마트텔러머신(STM)을 설치해 기본적인 은행 업무가 가능하도록 하는 형태다. 
 


하나은행이 업계 최초로 지난 2021년 10월 CU와 함께 선보였고 신한은행(GS리테일), KB국민은행(이마트24), 우리은행(이마트에브리데이) 등도 지난해 경쟁적으로 점포를 만들었다. 지방은행 중에서도 대구은행과 경남은행이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특화점포를 냈다. 

복수의 은행이 점포를 합치는 개념의 '공동점포'도 지난해 등장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지난해 4월 경기도 용인에 공동점포를 처음 선보였고 리딩뱅크인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지난해 9월 경기 양주와 경북 영주에 공동점포를 출점했다. 국민은행은 지방은행인 부산은행과의 공동점포도 지난해 선보였다. 
 


시범 운영한 은행들은 기능적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공동점포의 경우 점포 폐쇄로 인한 기존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어 특히 노령층 고객들로부터 긍정적이라는 후문이다. 

하지만 은행들이 추가 출점을 고민하는 이유로는 타행 또는 편의점 업계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조율 문제가 가장 크다. 입지 선정부터 비용 분담 등 실질적인 점포 구축 및 운영에 있어 입장차가 꽤 크기 때문이다.  

A은행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선 특화 점포가 계속 등장하는 것이 무조건 좋은 일이지만 내부적으로 고려할 사항이 너무 많아 추가 출점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고 입장을 밝혔다. 
 

▲ 지난 2021년 9월, CU마천파크점에 입점한 하나은행 편의점 특화점포
▲ 지난 2021년 9월, CU마천파크점에 입점한 하나은행 편의점 특화점포

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금융소외계층의 수요를 특화 점포들이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고민거리다. 은행 공동점포를 제외하면 대부분 비대면 중심의 디지털 특화 점포 형태가 대부분인데 정작 금융 소외계층들이 원하는 것은 대면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대면 채널 강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은 우체국과 제휴를 맺고 전국 우체국 점포에서 입출금 및 ATM 서비스를 동일 조건으로 제공하기 시작했지만 홍보 효과가 덜하다는 반응이 은행권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B은행 관계자는 "노령층 고객 중 상당수는 단순 입출금 업무도 ATM이 아닌 창구를 통해 진행하는 등 대면 서비스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면서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디지털 금융 교육도 지속 실시하고 있지만 결국 이들이 원하는 것은 대면 서비스라는 점에서 기존 점포를 유지하는 것만큼 만족감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C은행 관계자는 "결국 우체국 제휴처럼 대면 채널을 지속 유지하는 형태의 점포가 금융 소외계층의 수요를 잡을 수 있는 최고의 선택지"라면서 "은행 내부에서는 우체국 제휴 효과가 아직까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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