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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개씩 사라지는 은행 ATM...우체국·편의점 제휴로 소비자 불편 해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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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개씩 사라지는 은행 ATM...우체국·편의점 제휴로 소비자 불편 해소될까?
4대 은행 유지비 핑계 올해 ATM 1200개 줄여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2.12.09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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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간 지속되고 있는 은행 자동화기기(ATM) 축소 추세가 더욱 가파지고 있다. 고정비용이 발생하는 ATM을 줄이는 수순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은행들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국적 점포망을 보유한 우체국과의 제휴는 물론 경쟁 은행과도 협업하는 등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4대 시중은행 ATM 기기 수는 전년 대비 6.5% 감소한 1만7266개로 집계됐다. 9개월 만에 1200여 개가 줄어든 것으로 하루 평균 4개씩 사라진 셈이다. 

KB국민은행이 전년 말 대비 498개가 사라지면서 가장 많이 줄었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330개와 320개씩 줄었다.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43개가 감소하는데 그쳤다. 
 


은행권 ATM 감축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금융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자연스레 현금 사용도 줄어들면서 ATM 감축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2022년 상반기 국내은행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 입출금·자금이체 서비스 이용 비중은 77.4%에 달했다. 같은 기간 창구 이용비중은 5%, CD 및 ATM기기는 14.8%에 그쳤다. 

이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ATM 유지 비용이 부담스럽다. 지점이 아닌 별도 지역에 ATM을 설치 및 유지하기 위한 고정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ATM 1대 당 연간 유지비용을 2000만 원선으로 보고 있다. 

ATM 이용 감소로 수수료 수익까지 줄었고 은행 ATM은 사실상 적자로 운영되면서 ATM 감축을 부채질하고 있다. 

◆ 은행 공동 ATM 사실상 실패...우체국 제휴 대안 될까?

은행들도 ATM 감축에 따른 소비자 불편 최소화를 위해 파일럿 형태로 여러 유형의 ATM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20년 8월에 선보인 '4대 은행 공동 ATM'이 대표적이다. 

전국 이마트 지점 4곳에 공동 ATM을 설치해 4대 은행 고객들이 기계 하나로 입출금, 계좌이체 등 기본 업무가 동일 조건에서 가능하도록 한 것으로 비용 절감이 기대되는 모델이었다.
 

▲ 지난 2020년 8월 전국 이마트 4곳에 설치된 4대 은행 공동 ATM. 2년이 지난 현재 확대 설치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 지난 2020년 8월 전국 이마트 4곳에 설치된 4대 은행 공동 ATM. 2년이 지난 현재 확대 설치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타행 통장 사용불가 등 불편사항이 제기됐고 입지 선정에 있어서도 은행 간 이견이 발생하면서 2년이 지난 현재 확장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A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공동 ATM은 통장정리 등 기능 제한이 있어 불편하다는 반응도 있어 더 늘릴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현재로서 확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B은행 역시 "통장 사용불가, 공통 임대장소 선정 등의 문제가 있었다"면서 "ATM 운영 공조를 위해 한국은행과 금융결제원이 협의체 운영 등을 추진하고 있고 이에 협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해부터는 편의점 제휴 점포도 등장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마트24), 신한은행(GS25), 하나은행(CU) 등이 선보여 현재 파일럿 형태로 운영 중인데 장기적으로는 전국적인 편의점 점포망을 활용한 접근성 확대를 노리고 있다. 
 

▲ 최근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자사 ATM 기기 2대씩 설치한 '공동 자동화점'을 선보였다
▲ 최근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자사 ATM 기기 2대씩 설치한 '공동 자동화점'을 선보였다

올해는 경쟁은행 간 협업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지난 4월 은행권 최초 공동점포를 선보인데 이어 지난 9월에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2곳을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해당 점포에는 각 은행 ATM기기도 입점돼 있다. 최근에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자사 ATM 2대씩 입점시킨 '공동 자동화점'을 선보였다. 

다만 이같은 사례들은 파일럿 형태일 뿐 추가 확대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최근 4대 은행과 우체국 간 업무 제휴가 ATM 축소의 실질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은행권에서는 바라보고 있다.

지난 달 30일부터 4대 시중은행 고객들은 전국 2500여 곳에 위치한 우체국에서 별도 수수료 없이 입출금 및 ATM 서비스를 기존 은행과 같은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우체국은 비수도권 지역에도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 금융 사각지대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C은행 관계자는 "우체국이나 편의점에서 당행 ATM과 동일한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인프라 구축까지 장시간 필요한 문제라는 점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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