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은 지난 2018년 구본무 선대회장 별세 후 만 40세의 나이에 LG그룹 총수가 됐다.
구광모 회장 체제가 시작되고 LG그룹의 매출 규모는 크게 늘어났다. 상장사 11개 합쳐 지난해 매출 211조1926억 원이다. 취임 전인 2017년(154조7440억 원)과 비교해 36.5% 증가했다. 전체 직원도 12만953명으로 같은 기간 5.6% 늘어 고용 창출에도 기여했다.
이 기간 LG그룹은 굵직한 변화를 겪었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신사업 비중은 늘려갔다. 지난해에는 태양광 패널 사업(LG전자)이 중국의 중저가 패널에 경쟁력을 잃자 철수했고 2021년에는 수익을 내지 못하던 스마트폰 사업(LG전자)도 철수했다. 2020년에는 LCD 편광판(LG화학)·LED 소재(LG이노텍)사업, 2019년에는 연료전지, 조명용 OLED(LG디스플레이), 전자결제(LG유플러스) 사업 등도 정리하거나 매각했다.
스마트폰은 26년, 태양광은 12년간 유지한 사업이었다. 그럼에도 경쟁력이 저하되자 구광모 회장이 '실용주의' 리더십을 발휘해 재정비에 나선 것이다.
LG화학 전지사업부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사해 힘을 실어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첫해만 영업적자(4752억 원)를 기록했고 이듬해 7685억 원→1조21137억 원으로 빠르게 그룹 내 캐시카우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도 2월까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 배터리 사용량 1위가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전자의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도 10년 투자 끝에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임원 인사에선 LG에너지솔루션 29명,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 7명 등 핵심사업에서 승진자가 대거 배출됐다. 기술 리더십 확보를 중요시하는 구광모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구광모 회장은 취임 후 전장 사업 외에도 빅데이터, AI, 바이오 분야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른바 ‘A·B·C(AI·바이오·클린테크)’다.
이미 AI 분야에 향후 5년간 3조6000억 원, 바이오 분야 혁신신약 개발에 1조5000억 원, 클린테크 분야 폐배터리 재활용, 전기차 충전 등에 1조8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고객가치 혁신을 위해 전담조직을 설치하는 등 업무 프로세스도 고객 중심으로 정비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이 고객경험 센터를 신설하고 격상했다.
최근 악화한 수익구조는 구회장이 풀어나가야할 숙제다. LG그룹은 지난해까지 상장사 합계 영업이익 9조5476억 원으로 2017년 대비 23.5% 감소했다. TV, 가전 수요가 줄고 있고 반도체 불황이 올해도 지속하고 있어 이 부문 반등은 숙제로 남아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