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반도체법 보조금 해법이 과제다. 앞서 미국은 반도체 기업들의 자국 투자 장려를 위해 기업 기밀 정보 제공, 초과이익 환수, 중국 투자 제한 가드레일 등의 조건을 수락한 곳에만 5년간 총 527억 달러(약 69조6008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보조금 수령은 국내 기업들에 필요한 부분이다. 보조금을 신청하지 않으면 반도체 산업 영향력이 지대한 미국과의 추후 협력에서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170억 달러(약 22조4519억 원)을 들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이를 토대로 미 정부가 요구하는 기밀 정보 제공 범위를 줄이고 중국 투자제한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 회장은 지난해 연말부터 이달까지 세 차례 미국을 방문하며 기업인들과 회동을 했다. 지난주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도 만났는데 별도로 미팅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완전자율주행용 시스템 반도체 개발에 전방위 협력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K와 LG는 IRA 수혜를 특히 기대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한국을 찾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면담을 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K에코플랜트가 캐나다 에너지 기업과 6조 원 규모의 그린 수소 상용화 협력 협약을 체결했고 SKIET도 해외 분리막 생산 거점으로 캐나다를 후보에 올려둔 상태다.
SK하이닉스도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공장 설립 계획을 추진 중이다. 상반기 내 부지 선정을 마치고 발표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패키징 공장 부지 선정은 일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 말했다.
핵심 광물 대다수가 중국산이라는 부담은 미국 현지 협력사들과의 파트너십으로 보완해갈 예정이다. 21일 캐나다 지역 내 리튬 광산을 운영 중인 호주 그린테크놀로지메탈스와 리튬 정광 공급 및 지분 투자 계약(약 7.89%)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 예다.
현대차는 고심이 크다. 다른 그룹들은 배터리 업체를 두고 있어 수혜를 기대할 수 있지만 현대차는 북미 지역에서 조립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가 가능한데 기준에서 제외됐다. 지난달 북미 지역에서 하이브리드차, SUV의 판매량이 올랐지만 아이오닉5, EV6는 각각 13%, 52.8% 감소한 배경이다.
현대차는 이달부터 전기차 리스 고객에 최대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인센티브 지급으로 위기를 타파하려 한다.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지만 보조금 지급이 가능한 상업용 판매 시장 비중을 늘리고 판매량이 늘고 있는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차량으로 상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미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줄었지만 현대차와 기아의 완성차 수출량은 전년 동월보다 각각 18%, 33.2% 증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