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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인하경쟁 과했나" ETF 100조 원 돌파 불구 운용 보수는 되레 감소...미래에셋 650억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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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인하경쟁 과했나" ETF 100조 원 돌파 불구 운용 보수는 되레 감소...미래에셋 650억 1위 
  • 원혜진 기자 hyejinon8@csnews.co.kr
  • 승인 2023.07.04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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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ETF(상장지수펀드) 순자산총액이 100조 원을 돌파하는 등 시장 규모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운용사들의 펀드 운용보수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보수가 낮은 채권형 ETF로의 자금 유입이 활발한 데다 운용사들이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운용보수 인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체 운용사의 펀드운용보수는 1분기 기준 848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펀드운용보수 상위 10개사 중에선 2곳을 제외한 모든 곳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국내 운용사 가운데 펀드운용보수가 가장 높은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65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694억 원 대비 6% 줄어들었다. 

이어 이지스자산운용이 518억 원으로 뒤를 이었는데, 지난해 1분기 360억 원에서 44% 늘어나며 2위로 올라섰다. 

이지스운용은 부동산 펀드와 리츠(RETIs) 등 부동산 투자 전문회사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증권부문을 출범하고 주요 인력을 확충한 바 있다. '이지스 코어멀티에셋EMP 일반사모투자신탁 제1호' 등의 상품에서 운용성과를 입증하면서 최근 추가 자금유치에 성공하는 등 몸집을 키운 영향이다. 

삼성자산운용도 펀드운용보수가 늘었는데 지난해 1분기 411억 원에서 올 1분기 434억 원으로 6% 증가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주식형, 채권형 펀드 상품 모두 AUM의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수익이 늘어났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이 기간 907억 원에서 461억 원으로 49% 급감했다. 

이외에도 KB자산운용이 지난해 1분기 대비 1% 소폭 줄어든 292억 원, 신한자산운용이 16% 감소한 217억 원을 기록했다. 

한화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같은 기간 펀드운용보수가 200억 원대에서 100억 원대로 줄었다. 한화자산운용이 10% 감소한 199억 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24% 감소한 193억 원을 기록했다. 

운용사의 핵심 수익원인 펀드 운용보수가 줄어든 이유는 지난해부터 주식형 보다 운용보수가 낮은 채권형 ETF가 큰 인기를 얻고 있고 보수 인하 경쟁도 과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형 ETF는 지난해부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투자 수요가 높아졌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채권형 ETF의 경우 상대적으로 품이 덜 들어가다 보니 운용 보수가 더 낮은 편이다"라며 "운용 자산이 늘었더라도 보수가 낮은 상품으로 자금이 많이 유입되는 경우 상대적으로 업체에 돌아가는 수익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보수 경쟁이 과열된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총보수가 연 0.1% 이상인 ETF는 찾아볼 수 없는 상황으로 대부분의 운용사가 소수점 두 자릿수까지 낮은 보수를 책정하고 있다. 

최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미국고배당S&P ETF’의 총 보수를 기존 연간 0.06%에서 0.01%로 사실상 '제로' 수준까지 낮췄다. 

국내 운용사들은 미국 운용사처럼 투자자 자금으로 보유하는 주식 대여 시 수수료 이익을 자기 몫으로 챙길 수 없고 투자자에게 분배해야 한다. 제로 보수 책정 시 다른 수익 보전 수단도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ETF가 시장의 핵심 금융상품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자 '보수 인하'로 시장 우위를 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이 같은 출혈 경쟁을 두고 일각에선 장기적으로는 독과점 문제가 생겨 ETF 상품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 총액은 ETF가 한국 시장에 상장한 이후 21년 만에 처음 100조 원을 돌파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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