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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기에 '가루응애벌레' 드글드글 생겨도 환불·무상수리 못 받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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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기에 '가루응애벌레' 드글드글 생겨도 환불·무상수리 못 받는 이유는?
소비자 이용 환경·습관 영향 커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3.10.02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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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기에 하얀색 '가루응애벌레'가 생기면 소비자들은 제품 결함을 의심하지만 이용 환경이 주원인이라 교환·환불은 물론 무상수리도 받기 어려워 주의가 필요하다.

가루응애벌레는 자연발생 하지 않고 식물, 침구류 등에 기생하는 해충으로 청소기를 덥고 습한 환경에 두거나 먼지 비움 등 세척을 자주 하지 않을 때 생길 확률이 높다. 그렇다 보니 소비자 불만은 주로 먼지봉투 교체 주기가 긴 무선의 타워형 청소기에서 비교적 잦게 발생한다.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박 모(여)씨는 지난해 7월 LG전자 코드제로 청소기를 약 130만 원에 구매했다. 지난 8월 청소기에 가루응애가 나타나 무상 수리를 받은 지 사흘만에 또 발생했지만 이번에는 비용이 청구됐다. 박 씨에 따르면 업체 측은 "기존에 있던 벌레가 옮긴 거 같다"면서도 무상보증기간이 지나 수리비가 발생한다고 답했다. 

박 씨는 “벌레가 생긴 게 찝찝해 환불 받고 싶지만 제품 문제가 아니라 어렵다고 하더라”며 하소연했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박 모(남)씨도 지난 5월 86만 원에 산 삼성전자 무선청소기 비스포크제트에서 가루응애가 나타나 고통을 호소했다. 사용한 지 3개월 무렵부터 청소기에 가루응애가 생기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제품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고. 고객센터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곡물, 과자 부스러기 등이 청소봉투에 들어가 생긴 문제라며 교환이나 무상AS는 해줄 수 없다고 안내했다.

박 씨는 “그간 일반 청소기를 쓸 때도 가루응애가 생긴 적은 없다. 무조건 소비자 과실로 가루응애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의아해했다.
 

▲박 모(남) 씨 청소기에 하얀 가루응애벌레들이 붙어 있다

가루응애는 먼지와 같이 작은 0.55mm 크기의 해충이다. 주로 여름철에 덥고 습한 환경에서 번식하며 특히 장마 기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발생은 하지 않고 건조가 되지 않은 곡물, 식물, 침구류 등에 기생하는 식이다.

그렇다보니 제품 결함으로 생긴다기보다 이용하는 곳의 환경 문제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볼 수 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도 7월부터 9월까지 가루응애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꾸준하게 이어졌다. 상당수가 무선 청소기에서 발견돼 기계 결함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처음에는 청소기에 먼지가 묻은 줄 알고 닦아냈는데 금새 하얀가루가 앉아 살펴보니 '가루응애'였다며 기겁하는 소비자들의 호소가 이어졌다. 

외부에서 유입된 가루응애가 청소기로 먼지와 과자, 화분의 흙 등 이물질을 흡입하는 과정에서 먼지 봉투 내에서 증식하거나 외부로 기어 나온 때문으로 보인다. 

네이버 등 각종 포탈 사이트에도 가루응애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게시글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일부 청소기에서만 발생하는 문제도 아니며 삼성전자, LG전자, 다이슨, 일렉트로룩스 등 청소기를 습한 환경에 방치하거나 먼지비움을 자주 하지 않는다면 종류를 떠나 어떤 제품에서도 가루응애가 발견될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청소기에서 발생한 가루응애 피해 및 퇴치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청소기에서 발생한 가루응애 피해 및 퇴치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제품 결함 문제는 아니지만 업체들은 서비스 차원에서 가루응애 발생 시 무상 보증 기간 이내라면 점검, 세척 등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가루응애는 환경 및 관리 측면에서 발생함을 소비자에 설명한다. 서비스 차원에서 보증기간 이내 1회 스팀 건조기를 활용해 세척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1~2개월 주기로 먼지봉투 교체를 권장하고 있으며 반복 세척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서비스 매니저의 점검을 받길 권한다”고 말했다.

다만 제조사들은 제품 문제가 아닌 이용 환경 원인이 크다 보니 교환 환불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또 AS를 받더라도 집안 환경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가루응애가 재발할 확률이 높으니 변화를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조사들은 사용설명서에 가루응애 관련 내용이 명시돼 있진 않지만 홈페이지 내 원인, 해결 방법 등을 상세히 적어두고 있다.
 

▲삼성전자(위쪽), LG전자 홈페이지에 명시된 가루응애 퇴치 방법
▲삼성전자(위쪽), LG전자 홈페이지에 명시된 가루응애 퇴치 방법

방안에 따르면 가루응애 발생 시 먼지봉투로 모이게끔 버튼을 눌러 조작한 후 분리, 폐기한 다음 필터 분리 후 세척해 하루 이상 건조해야 한다. 또 먼지 봉투를 새로 넣은 후 보름 정도는 5일 주기로 봉투를 교체할 것을 전했다. 평소에도 청소기는 햇빛이 잘 드는 베란다나 현관에 둬야 가루응애 발생을 방지할 수 있다고 권했다.

안내한 방법으로도 해결되지 않았다면 각 제조사 AS센터에 접수 후 세척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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