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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하림그룹 HMM 인수 2파전, 계열사와 시너지 기대...승자의 저주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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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하림그룹 HMM 인수 2파전, 계열사와 시너지 기대...승자의 저주 우려도
  • 송민규 기자 song_mg@csnews.co.kr
  • 승인 2023.11.24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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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이 HMM(옛 현대상선)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LX그룹은 불참했다.

HMM의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HMM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지난 23일 마감했다.

IB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벌크선을 운영하는 자회사 팬오션을 내세워 재무적 투자자인(FI)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앞서 하림그룹은 지난 2015년에도 JKL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팬오션을 인수한 바 있다. 하림그룹은 팬오션의 영구채를 발행하고 자산도 유동화하는 등 자금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하림그룹이 HMM을 인수하면 컨테이너선을 운영하는 HMM과 벌크선을 운영하는 팬오션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원그룹은 계열사인 동원로엑스를 내세웠다. 동원로엑스에 대한 유상증자 등을 진행하는 한편, 해외 계열사인 스타키스트의 자금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최대의 참치캔 회사인 스타키스트가 전환사채를 발행해 5000억 원 가량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사인 동원산업에서도 현금과 현금성자산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말 동원산업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400억 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3분기에는 1조1150억 원 수준까지 늘었다. 동원그룹이 동원로엑스에 HMM까지 보유하게 된다면 해상운송과 항만, 육지운송까지 가능하게 된다.

이번 HMM 매각에서는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 주식 3억9879만 주를 매각하게 된다. 지분율로는 57.9%에 달한다. 다만 산은과 해진공은 가지고 있는 잔여 영구채를 모두 전환한다는 방침이어서 추후 HMM을 인수한 곳의 지분율은 38.9%까지 낮아진다.

문제는 몸값이다. 국유재산법 시행령 제43조에 따라 예상 매각가격은 최근 30일간의 주가를 가중산술평균한 가액으로 하게 되어있는데, HMM의 주가가 반등하면서 6조 원 수준이다. 여기에 경영 프리미엄이 붙는다면 7조 원을 넘어 8조 원도 가능하다. 동원그룹과 하림그룹 모두 인수 금액으로 6조 원대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의 사이클이 호황을 지나 침체기로 들어선 점도 부담이다. 중국컨테이너운임지수(CCFI)는 지난 17일 기준 872.11로, 고점이던 지난해 2월 기준 3587.91의 24% 수준에 불과하다.

HMM의 실적도 크게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HMM의 예상 매출액은 8조4301억 원으로 전년 18조5828억 원보다 54.6%가 줄어들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93.7%가 줄어든 6262억 원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산업은행이 인수 후 배당을 3년간 연 5000억 원 수준으로 제한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부담이다. 인수 후에도 12조 원 수준인 HMM의 현금성 자산을 사용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HMM을 인수하더라도 해운업이 침체기에 접어들어 HMM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차입금에 대한 이자 비용 부담도 커지는 데다 추후 잔여 영구채가 모두 전환돼 지분율도 낮아지게 되는 부담 탓에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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