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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몰 주문하자마자 ‘상품 준비 중’ 바뀌어 취소 불가...취소 방어 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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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몰 주문하자마자 ‘상품 준비 중’ 바뀌어 취소 불가...취소 방어 장치?
발송하지도 않으면서 진행 상태만 바꾸어 반품비 부과
  • 이은서 기자 eun_seo1996@csnews.co.kr
  • 승인 2023.12.13 07: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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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전주에 사는 김 모(여)씨는 12월 3일 무신사에서 4만4000원의 패딩을 주문한 직후 마음이 바뀌어 바로 취소하려는데 이미 ‘출고 완료’ 상태였다. 일요일인데다 아직 상품이 발송된 것도 아니어서 상품 문의게시판에 주문 취소 요청글을 남겼다. 다음날 무신사는 “‘상품 준비 중’ 상태라 주문 취소가 불가하다. 상품을 수령한 뒤 왕복 택배비 6000원을 내고 반품해야 된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후 이틀이 지나도록 배송은 시작도 되지 않았다고. 김 씨는 “배송 진행 여부와 상관없이 일부러 주문 취소를 못하게 송장만 등록해놓은 게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 제주 서귀포에 사는 박 모(여)씨는 11월 26일 네이버쇼핑에서 2만5000원 짜리 코트를 구매했다. 박 씨는 주문하자마자 취소하려고 했지만 ‘상품 준비 중’으로 넘어간 상태였다. 1대1 대화를 통해 취소 요청을 했으나 판매자는 “이미 출고 완료 됐다. 배송까지 최대 7일 소요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2주째 ‘상품 준비 중’ 상태라고. 박 씨는 “해외 배송이라 반품하면 왕복택배비 1만 원이 들더라. 상품 취소도 못하게 막아놓고, 배송도 안 되고 어쩌라는 거냐”며 어이없어 했다. 

이커머스·패션몰 등 여러 온라인 플랫폼에서 주문 직후 ‘상품 준비중’ 상태로 바뀌어 결제 취소 시 제약을 준다는 소비자 불만이 빗발치고 있다.

플랫폼들은 ‘상품 준비 중’, ‘출고 처리 중’ 등 단계에서는 상품 발송 전이라면 주문 취소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각 플랫폼에 입점해 있는  판매자가 실제 상품을 발송했는지 별도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소비자는 상품 배송이 시작되기 전이라도 판매자 요구에 따라 반품 배송비를 물어야 하거나 아예 주문 취소가 안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플랫폼 측은 수많은 입점 판매자들을 일일이 관리할 수 없는 데다 실제 발송이 됐는데도 택배사의 사정에 따라 이동 상황에 대한 추적이 어려울 수 있다고 해명했다.     

13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결제 직후인데도 ‘상품 준비 중’ 상태로 바뀌어 주문을 취소할 수 없다는 소비자 불만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토, 일요일 등 업무가 진행되지 않는 날에도 일단 이 상태로 변경되면 취소가 제한됐다. 이 경우 상품을 받은 다음 반품비를 내고 환불받거나 상품을 받기도 전에 반품비를 내야만 취소할 수 있다. 특히 해외배송 같은 경우에는 높은 반품 택배비 부담에 아예 주문 취소를 포기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는 빈번한 결제 취소를 막고 판매자의 원활한 업무 처리를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하지만 문제는 '상품 준비중'이라는 이유로 취소는 안 되는데 배송 등 다음 단계로 진행도 되지 않는 데 있다.

소비자들은 “상품이 발송됐고 1~2주 내 도착할 거다”라는 판매자의 안내와는 달리 길게는 2주가 넘도록 여전히 ‘상품 준비 중’ 상태에 머물러 있다며 이 같은 상태 변경은 주문 취소를 방어하기 위한 장치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없다. 주문 취소를 막기 위해 진행 상태를 허위로 변경하는 게 사실일지라도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 중개 플랫폼들도 실제 상품이 발송됐는지에 대해 일일이 확인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플랫폼 내부에서 판매자의 제품 발송 여부에 대한 확인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신사 공식몰에는 '출고 처리 중' 상태에서 배송 준비가 완료됐다면 취소 요청이 거절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무신사 공식몰에는 '출고 처리 중' 상태에서 배송 준비가 완료됐다면 취소 요청이 거절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온라인몰들은 실제 배송 전에는 취소 요청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이를 걸러낼 장치가 없는 셈이다. 각 플랫폼들도 입점 판매자가 상품을 발송했다면 취소 승인이 거부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무신사 공식몰에는 ‘출고 처리 중’ 상태에서라도 배송 준비가 완료된 경우 취소 요청이 거절될 수 있다고 안내한다. 네이버쇼핑도 ‘상품 준비 중’ 상태에서 취소를 요청하면 판매자가 상품의 발송 여부를 확인해 상품을 발송하지 않은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나와 있다. 

다만 무신사 관계자는 “출고 준비 단계일지라도 주문 취소가 가능한 경우 취소 처리를 하고 있고, 고객이 무신사 고객센터로 문의를 할 경우에 판매자가 실제 상품을 발송했는지 확인 절차를 진행한다”며 “블랙프라이데이 등 택배 물동량이 많을 때 실제 상품이 발송이 됐어도 택배사에서 스캔하는 데 시간이 소요돼 이동상황이 바로 추적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쇼핑 측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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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둘레햄 2023-12-14 11:52:37
이제 왜 쿠팡을 쓰는지 알것제?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