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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회장 후보들 '상호금융 규제완화' 한 목소리...실현 가능성은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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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회장 후보들 '상호금융 규제완화' 한 목소리...실현 가능성은 '갸우뚱'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4.01.1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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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대통령'이라 불리는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출 선거가 오는 25일 열리는 가운데 주요 후보들은 농협 상호금융 경쟁력 강화를 일제히 강조하고 있다.  

2금융권이지만 농협의 자금공급 역할을 담당하는 상호금융의 수익성 증대를 위해 ▲규제완화 ▲업무영역 확대 ▲농협은행과의 시너지 확대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다.

하지만 농협 상호금융에 1금융권 수준의 규제 완화를 해야 한다는 후보들의 주장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 후보들 "상호금융 사실상 1금융권 역할 해야"...가능성은 의문

농협중앙회 선거운동게시판 게재 기준 차기 농협중앙회장 후보들은 농협상호금융의 경쟁력 강화를 주요 공약으로 꼽고 있다. 세부 내용은 다르지만 이들은 상호금융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농협 상호금융은 지역 농·축협을 통해 광범위한 점포망을 보유하고 있고 여·수신 등 사실상 1금융권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2금융권으로 분류돼있어 여·수신 한도를 비롯해 각종 규제가 1금융권보다 높다. 

비조합원 대출한도를 사업연도 취급대출의 50%를 초과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거나 지역 농·축협의 업무 범위가 해당 지방자치단체로 제한되어있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강호동 후보는 상호금융 규제 완화를 위해 ▲담보비율과 대출비율을 1금융기관(은행) 수준으로 조정 ▲상호금융 업무영역을 1금융기관 수준으로 확대 등을 제시했고 조덕현 후보도 농협 상호금융을 1금융권 수준으로 도약시키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황성보 후보 역시 ▲은행권 수준으로 대출규제 완화 및 업무영역 확대 ▲방카슈랑스 25%룰 규제 완화 등을 공약으로 꺼냈다.

최성환 후보는 상호금융이 장기적으로는 농협의 금융지주 역할을 하도록 역량을 강화하자는 의견을 냈고 송영조 후보는 농촌조합과 대도시에 진출한 농협은행을 연계한 복합점포 방안을 꺼냈다. 지난해부터 일부 지역 수협조합이 수도권 수협은행 금융센터와 연계해 만든 복합점포와 유사한 형태다.

일부 후보는 상호금융 뿐만 아니라 농협금융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농협금융 글로벌 진출 확대를 통한 수익 10% 달성 ▲핀테크 기업 인수를 통한 디지털화 가속화 등을 통해 농협금융 수익 3조 원 시대를 열겠다고 청사진을 밝힌 강호동 후보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농협 상호금융의 경쟁력 강화가 현실 가능한 방안인지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불과 수 년 전 상호금융권 전반에서 내부직원 횡령, 부정 대출 등 위법 행위들이 대거 적발됨에 따라 내부통제 개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오히려 1금융권 수준으로의 업무범위 확대가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다. 농협 각 조합의 내부통제 강화 등 농협 개혁 내용을 담은 농협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계류 상태이지만 21대 국회에서는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더욱이 농협 상호금융에 은행에 준하는 규제 완화를 부여할 경우 저축은행 등 다른 2금융권과의 형평성 논란도 피할 수 없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특히 농협 계열사인 농협은행과의 영업망 중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농협은행은 전국 1100여 곳 이상 점포망을 보유하고 있는데 비수도권 지역 점포 비중이 약 60% 가량으로 전국 지자체 대부분에 점포가 개설되어있다.  

현재는 1·2금융권에 속해 있어 주 고객층이 다르지만 상호금융이 1금융권 수준의 업무를 취급하게 될 경우 영업망이 유사한 농협은행과의 원치 않는 경쟁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시된 공약 대부분 법 개정 또는 금융당국과의 조율이 필요한 사안인데 농협 상호금융의 경쟁력 제고라는 명분은 감안하더라도 현실성이 있을지는 다소 의문"이라며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공약 사항이 그대로 이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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