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대웅제약은 데이터베이스와 신약개발 시스템을 결합해 비만과 당뇨, 항암제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예로 AI 시스템을 활용해 암세포 억제 효능을 보이는 활성물질을 발굴하고 특허까지 가능한 ‘선도물질’을 확보하는데 단 6개월이 걸렸다. 기존 방식으로 진행했을 경우 수년의 시간이 소요됐을 프로젝트였다.
대웅제약은 8억 종 화합물질의 분자 모델 데이터베이스 ‘다비드’를 구축했다. 8억 종이라는 수치는 지난 40여 년 간 대웅제약이 신약연구를 통해 확보한 화합물질과 현재 신약 개발에서 이용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화합물질의 결합체다.
8억 종의 화합물 데이터는 AI 신약개발 경쟁에서 퀀텀 점프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대웅제약은 이제 기초공사를 마무리한 셈이다.
박준석 신약Discovery센터장은 “신약 후보물질의 세계는 우주와 같은데 AI가 신약개발의 대항해 시대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AI를 통해 많은 신약 후보물질과 우수한 신약을 더 빠르게 개발해 인류 건강에 지대한 공헌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데이터베이스와 툴을 기반으로 대웅제약은 지난해 AI 신약개발 시스템 ‘데이지’를 사내에 오픈했다.
데이지를 통해 화합물질의 흡수, 분포, 대사, 배설, 독성 등 약물성을 파악할 수 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이 과정은 신약개발 초기 단계에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임상에 실패할 가능성이 큰 만큼 중요하다.
대웅제약 연구원들은 AIVS를 사용해 성과들을 내고 있다. 비만과 당뇨, 항암제 분야의 성과 외에 단백질 분해제 개발에서도 진척을 보이고 있다. 또한 항체 설계와 안정성 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시행착오를 줄이는 등 개발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딥러닝 AI가 ‘데이터’를 쌓으며 학습하고 성장하듯 연구자도 함께 ‘인사이트’를 높이며 함께 동반성장해 나갈 때 비로소 신약개발 성공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신약개발은 평균 15년이 걸리고 통상 1만여 개 후보물질 중 단 1개만이 성공한다.
연구자들이 처음 신약 후보물질을 찾는데 평균 5년이 걸리고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후보물질을 추리는데 2년이 더 걸린다. 여기서 의미 있는 물질 1개를 발견하고자 임상 1상, 2상, 3상을 거치는데 6년이 추가로 걸린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 미국 FDA 승인을 받으려면 또 2년이 걸린다. 진행 과정에서에 다양한 변수로 지체되거나 중단되기 십상이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지난해 11월 발간한 ‘식의약 R&D 이슈 보고서’도 미국의 경우를 전제로 신약개발 기간 15년, 개발비용 2조~3조 원으로 상정했다. 이 보고서는 신약개발에 AI 기술을 적용할 경우 개발 기간은 7년, 비용은 약 6000억 원으로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