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은 수강 철회 후 환급액을 돌려받기 전까지는 의사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니다. 일단 환불을 신청한 뒤에는 번복이 어렵다. 수강 상품에 할인권, 사은품, 전용기기 등이 제공된 경우 차감후 돌려주기 때문에 환급액이 기대보다 매우 적을 수 있다.
인천 미추홀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 2월 19일 자녀가 한 달간 수강한 대형 교육업체의 고등부 '수능 강좌 상품' 환불 신청한 것을 다시 철회하려 했으나 거절됐다.
환불 신청 당시 22일 환급액이 입금될 거란 안내를 받았고 자녀가 반수를 하기로 결정해 전날 환불 취소를 청했다. 하지만 고객센터 상담 직원은 “환불을 요청한 당일에만 취소가 가능하다”면서 "내부 규정으로 홈페이지에 따로 고지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튿날 이벤트 가격 등 일부 금액을 공제한 환불금 40만 원만 입금됐다.
이 씨는 “수강 철회를 취소해 달라고 한 당시에 환급액을 받지 않은 상태였다”면서 “환불 신청 당일에만 번복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사전에 명시했더라면 충분히 고려했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메가스터디, 대성마이멕, 이투스 등 온라인 교육업체들은 상품 판매 페이지에 환불 신청 철회에 대한 내용을 고지하지 않고 있다.
메가스터디의 고등부 수강 상품 중 하나인 '메가패스'의 판매 페이지 환불 규정에는 환급액 산정 방식이 안내돼 있을 뿐 철회에 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홈페이지 이용약관 내 환불 규정에서도 관련 내용은 안내하고 있지 않다.
수강 철회 취소를 원하는 소비자가 환불을 받게 될 경우 받는 금전적 손해는 적지 않다.
먼저 학습기간에 따라 이미 납부한 교습비의 일부와 강좌 구매 시 제공된 이벤트 혜택 정상가가 모두 반환 금액에서 공제된다. 또 학습 전용기기가 포함된 상품 또는 무료 제공된 상품의 경우 이미 개봉했을 경우 환불 시 기기 정상가 차감 후 환불된다. 봉인 라벨이나 포장 제거 시에도 동일하게 환불이 불가능하다.
환불 시 반환 금액에서 공제되는 이벤트 혜택가나 학습 전용기기의 정상가 등은 판매 및 결제 페이지에서 별도 표기하지 않아 학습 상품 환불 요청 시 소비자가 얼마 가량 손해를 입는 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메가스터디와 비슷하게 고등학생을 대상 수강 상품을 제공하는 이투스, 대성마이맥 등도 이러한 규정은 이용 약관에서 찾기 어렵다.
메가스터디 '메가패스'와 비슷한 학습 상품 '대성패스'를 제공 중인 대성마이맥, 이투스도 판매페이지 또는 Q&A, 이용약관에 환불 취소 가능 기간에 대해선 안내가 없다.
신용카드나 가상계좌로 결제할 시 결제 취소일로부터 약 3~4일내 카드사 또는 계좌로 자동 환불 내역 확인이 가능하다고 고지하고 있을 뿐이다.
업체 관계자들은 환불 신청 시 대부분 당일 즉각 처리되기 때문에 취소 접수가 늦어질 경우 처리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대성마이맥 측은 "대성마이맥은 환불 신청 시 강좌의 경우 1~2시간 내에 환불이 완료된다. 따라서 환불이 완료된 그 이후에는 취소가 어렵다"면서 "교재 등 배송이 되는 경우는 배송 받은 이후에 반품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투스 측은 "규정에 따라 환불을 진행한다"면서 "환불 신청 당일 이후 철회가 안 된다는 내용은 없다. 회원이 구매한 상품, 강좌의 수강기간에 따라 환급액이 산정된다"고 답했다.
메가스터디 측은 수 차례 질의에도 답하지 않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