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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탕쿠르 증언 "그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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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탕쿠르 증언 "그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7.0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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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쌀밥과 콩으로 허기를 채웠다. 타르칠을 한 방수포를 얽어 천장을 만들고 땅바닥에서 잤다. 강가에서 목욕을 하고 피신 지점을 옮기기 위해 정글을 행군할 때를 제외하고는 목에 항상 체인이 채워져 있었다."
2일 콜롬비아 군의 기적같은 작전에 따라 좌익게릴라 조직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의 손아귀에서 극적으로 구출된 인질들은 그 동안 악몽과 같았던 생활들을 하나씩 증언하기 시작했다.

   구출된 15명의 인질 가운데 특히 관심이 쏠리는 있는 잉그리드 베탕쿠르 전 대통령 후보는 "작년 부터는 식량배급 사정이 더 악화됐다. 메뉴에 변화가 없었으며 과일과 야채는 아예 공급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베탕쿠르는 옷 특히 내의가 부족했으며 식사는 뚜껑도 없는 오래된 냄비에 담아 먹었는 데 워낙 많이 사용하다 보니 반질반질했다면서 신발은 새 것을 구할 수 없어 수선해서 사용하는 수 밖에 없었다고 술회했다.

   그녀는 인질들을 관리하는 게릴라들이 잔인했다며 "인간에게 할 수 있는 짓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인간이라고 할 수 없다"고 분노하고 "나는 동물 심지어 식물에도 그렇게 취급하지 않았을 것이다. 게릴라들은 그들 마음대로 였으며 잔인했다"고 폭로했다.
베탕쿠르는 그러나 자신의 뒤에는 프랑스 정부가 있다는 것을 게릴라들도 의식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살려둬야 한다는 강박감에서 그나마 의료 혜택을 받은 편이지만 나머지 인질들은 거의 의료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보고타에 도착한 후 바로 군병원에 입원한 군인 윌리암 페레스는 인질들이 새벽 5시30분에 기상하여 커피와 옥수수케이크로 간단히 식사를 한 후 라디오를 청취하고 한 시간 가량 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10년 동안 인질로 붙잡혀 있었던 페레스는 "점심으로 쌀밥과 파스타, 렌즈콩이 주로 제공됐다. 그리고 한 달에 한번 정도 고기와 야채가 나왔다. 섭취할 수 있는 과일은 야생열매가 전부였다. 지금 파파야가 제일 먹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취침은 저녁 6시 부터로 그나마 FARC가 라디오와 배터리를 줬다고 증언하고 게릴라 진지들을 옮겨다니는 것이 일상에서 변화의 전부였고 그외에는 지루함이 가장 큰 고통이었다고 말했다.

   페레스는 또 목에 체인이 채워져 있는 상태에서 그 체인을 나무에 매 놓는 게 최악이었다면서 신발도 신지 못한 채 맨발로 행군을 강요당하는 것도 견디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인질들은 피랍과정에서 생긴 상처와 정글에서 발생하는 질병을 달고 생활했는 데 미국인 인질 2명은 리슈마니아라는 정글 기생충에 전염되어 때때로 고통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페레스는 자신이 군의무 교육을 받아 인질들의 건강을 돌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히고 한 때는 건강이 악화된 베탕쿠르에게 스푼으로 식사를 떠먹여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베탕쿠르는 페레스가 생명의 은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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