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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혹한에 맥못추는 난방기들..존재의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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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혹한에 맥못추는 난방기들..존재의 이유가?
값비싼 첨단 난방기기들 먹통 일쑤...요금 폭탄에 비명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3.01.23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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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극심한 추위가 계속되면서 난방기 사용량도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이렇듯 사용량이 많다보니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반복적인 이상 증상, 수리 기사의 오진단과 불친절, 사용 요금 과다 부과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올 겨울 들어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접수된 관련 민원만 100여건이 훌쩍 넘었다.

이에대해 일선 AS기사들은 올 겨울처럼 극심한 추위가 지속될 경우 냉난방기 가동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차가운 외부 공기 유입과 실외기가 얼어붙는 등 외부적인 영향으로 기기의 정상 작동이 불가능한 상황이 빈번해 질 수밖에 없다는 것.

실제로 냉난방기 고장 관련 신고 사례의 대부분은 영하권으로 기온이 떨어지면서 '제상 현상'이 오해의 발단이 된 것으로 밝혀졌다.

제상 현상은 인버터와 히트펌프 제품에서 주로 발견되는 현상으로 실외기에 생긴 성에 제거를 위해 찬바람이 일정 시간 지속적으로 나오는 등 난방기 자체적인 조절기능이지만 이를 아는 소비자는 많지 않기 때문.

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추위가 상대적으로 약해 제상 현상이 거의 없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올 겨울은 극심한 한파로 관련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환경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제품 판매 시 편의성이나 소비 전력 등 경제성 등은 강조하면서 정작 제품의 구동 여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취약 부분에 대한 정보 공개를 소홀히 한 책임은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 반복적인 하자에 '위험 천만한 임시방편'으로 땜방?

23일 서울 종로 숭인동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문 모(남)씨는 지난 6월 겨울 추위를 대비해 공장에 설치할 중형 난방기 1대를 센추리에서 구입했다. 최근 겨울마다 강추위로 고생이 심했단 탓에 미리 월동준비를 한 것.

추위가 일찍 시작된 올 겨울 예상보다 빨리 가동하기 시작한 난방기는 지난 12월 초 가열기가 터지는 사고로 새로 교체했다. 가열기는 열을 발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

그러나 가열기 교체 후에도 난방기 온도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문제점이 연거푸 드러났다. 난방기 설정 온도를 18도로 맞춰놔도 항상 센서가 인식하는 온도는 13도 남짓에 불과해 직원들이 추위에 떨어야 했다고.

방문한 수리기사의 설명이 기가 막혔다. "이렇게 추운 날씨엔 온도계 센서 고장이 자주 일어나니 따뜻해질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것. 본사마저 수리 기사와 직접 이야기 하라며 책임을 떠넘겼다고.

지속적인 항의 끝에 다시 방문한 수리 기사가 내린 처방은 난방기 주변으로 들어오는 한기를 차단하기 위해 보온재를 덮은 것.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난방기 주변엔 쉽게 탈 수 있는 물질을 휘감는 조치가 도무지 납득하기 힘들었다는 문 씨는 "혹시라도 불이 붙을까봐 염려스럽다. 보온재로 감싸서 이용해야 하는 제품이 과연 정상이냐"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 센추리 관계자는 "이 제품의 경우 설치된 장소가 공장이다보니 유입되는 외풍등이 너무 심해 상대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용량이 부족한 것"이라며 "기능이 저하된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이지 실제 제품 상 하자는 없다"고 일축했다.

보온재의 위험 논란에 대해선 "외부 유입되는 공기를 차단하면 센서가 정상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예시였다. 올 겨울 추위가 너무 심해 현재 상황에선 기온이 오르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하지만 문 씨는 "추운 날씨에 이용하려고 산 난방기가 따듯한 온도에서만 정상 작동한다는 대답 자체가 코미디 수준 아니냐"며 정면 반박했다.

◈ 난방비 아끼려 구입헸다 되레 '폭탄' 맞아

경기도 김포시에 거주하는 조 모(여)씨는 난방비 부담을 줄이고자 구입한 최신형 냉난방기 탓에 오히려 평상시 5배가 넘는 전기 요금을 물게 됐다며 기막혀했다.

작년 4월 '몇 년만 사용하면 절약한 난방비로 제품 구입비를 건지고도 남는다'는 대리점 판매원의 말을 믿고 거금 540만원을 들여 스마트 냉난방기를 구입한 조 씨.

올 겨울 처음으로 난방 기능을 작동하게 된 조 씨는 TV 광고와 판매 점원의 확언에도 혹시나 하는 싶어 하루 1~2시간 정도만 가동했다.

다음 달 전기요금 고지서를 확인한 조 씨의 집은 난리가 났다. 평소 전기 요금의 5~6배가 넘는 30만원 가량이 청구된 것. 여름철 에어컨 가동시 나왔던 요금보다도 2~3배가 높은 수치였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조차 엄청난 사용량 증가에 놀랐는 지 따로 연락해 물어볼 정도였다고.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었다. 난방 기능을 켜면 나오는 정체모를 소음 때문에 아랫층에서 민원을 제기해 이웃과 껄끄러운 사이가 되고 말았다고.

하지만 제조사 측은 2번의 방문 결과 매번 '정상'이라는 결과만 내 놔 어떤 조치도 받을 수 없게 된 조 씨는 난방기 사용을 중지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품에 대한 정밀 진단을 위해 오늘 해당 고객을 방문 할 예정이며 추후 결과가 나오는대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답했다.

◈ 동일 이상 증상에 AS기사 진단은 제각각?

경기도 안양에 거주하는 이 모(남)씨는 이상 증상을 보이는 시스템 냉난방기를 두고 AS 기사마다 달라지는 수리방법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씨는 집에서 사용하던 시스템 냉난방기에서 차가운 바람만 나와 바로 업체에 수리를 의뢰했다.

처음 방문한 기사는 여기저기 제품을 체크하더니 "기계 자체적으론 이상이 없다"며 정상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다시 재가동하자 결과는 마찬가지.

갈수록 추워지는 날씨에 냉난방기에서 찬바람만 나오자 참다못한 이 씨는 다시 수리를 요청했고 다시 방문한 AS기사는 '실외기에 성에가 껴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은 것"이라며 곧바로 조치를 해줬다.

이 씨는 같은 제조사의 AS기사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처방이 다른 점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이 씨는 "첫 방문한 기사의 정상이라는 말만 듣고 참고 사용했다면 올 겨울 얼마나 고생을 했을 지 눈에 선하다. 자신이 없으면 동료들에게 문의해서라도 이용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조치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시스템 냉난방기의 경우 기존 냉난방기 제품에 비해 훨씬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숙련된 기사들이 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이미 해결 된 케이스지만 다시 한 번 고객과 접촉해 사안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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