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따르면 기존에 확인된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의심대출 350억 원 외에 다수 임직원이 관여된 부당대출 380억 원이 추가로 드러났다. 당시 친인척 위주로 검사를 진행하다 정기검사 때 범위를 확대했는데 이 과정에서 추가 부당대출이 밝혀진 것이다.
또 총금액 730억 원의 61.8%인 451억 원이 현 경영진 취임 이후 취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지난해 6월부터 손 전 회장의 부당대출 의혹 조사에 나선 바 있다. 8월 재검사, 10월 정기검사를 거쳐 12월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비상계엄 여파로 2월로 미룬 바 있다. 손 전 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앞서 적발된 350억원 중 84.6%가 부실화된 점을 볼 때, 현 경영진 취임 이후 정상으로 분류된 대출 328억 원도 향후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감원은 장기간 다수 부당대출이 취급되는 동안 금융지주 차원의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실제 정기검사 과정에서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 여신을 주도적으로 취급한 한 지역본부장은 전임 회장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에 여신 42억7000만 원을 취급하며 자금용도・상환능력 평가를 소홀히 하는 등 내규를 다수 위반했다. 퇴직 후에는 전임 회장 친인척과 관련된 차주사에 재취업한 사실도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장기간 다수 부당대출이 취급되는 동안 금융지주 차원의 내부통제가 실효성있게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경영진이 바뀌고도 부당대출 문제가 지속 발생했는지는 우리금융 경영진이 고민 할 부분이다. 지배구조가 바뀌면 그 조직의 분위기도 바뀌는 게 맞다고 보는데 그렇게 바뀌진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번 검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우리금융이 현재 동양·ABL생명보험 인수·합병(M&A)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우리금융은 당국에 인수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고 금감원이 심사를 위탁받았다. 규정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경영실태평가에서 종합평가 등급 2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우리금융은 지난 종합검사에서 2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종합검사에서 부당대출 관련 부분이 상당 부분 반영되면 등급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당대출 규모가 커진 건 내부통제라던지 조직문화에 분명히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 나머지 제재와는 분리해서 최대한 빨리 경영실태평가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금감원에서는 금융위에 의사를 전하는 거고 최종 결정은 금융위가 할 것”이라 말했다.
친인척 부당대출 외에도 우리은행은 전현직 고위 임직원 27명이 단기성과 등을 위해 대출심사와 사후관리를 소홀히 하면서 부당대출 1604억 원을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61.5%인 987억 원은 현 경영진 취임 이후 취급되면서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불거졌다.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고급 레지던스 취득 등 사업 목적과 무관한 기업대출을 승인했고 투자자 날인이 없는 투자계약서 등 서류에 대한 진위도 미확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작업 대출에 이용된 법인 대표가 대출 후 잠적하고 폐업했음에도 부동산 업자 등 제 3자의 이자대납을 묵인하며 정상대출로 분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간 추진해 온 은행권 내부통제 혁신 방안을 철저히 점검하고 여신 등 영업행위 관련 업무·전산 프로세스를 면밀하게 점검해 금융사고 예방 장치를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