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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구멍 뚫린 식약처 ‘고저식품제' 앱마저 엉터리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2015년 01월 28일 수요일 +더보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정한 ‘고열량저영양식품(이하 고저식품)’ 지정 제도가 제과사들의 꼼수로 무용지물이 돼 논란이다.

식약처는 어린이의 건강한 식생활 환경을 조성하고자 2009년부터 열량이 높고 영양가가 낮은 제품을 ‘고저식품’으로 분류해 TV 광고 및 학교매점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제과사들은 과자 한 봉지를 나눠서 먹으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1회 제공량을 임의로 정해 표시하는 방법으로 규제를 피해가고 있다.

더욱 어이가 없는 것은 식약처에서 이를 국민에게 알리겠다고 만든 스마트폰 앱 ‘New-고열량·저영양 알림e’ 마저도 엉터리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식약처가 지난 2012년 개발해 무료로 배포한 이 앱은 제품명 검색만으로 고열량·저영양 식품 해당여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직접 앱을 실행해보면 데이터 오류가 상당수 발견돼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제품의 달라진 중량 정보가 반영되지 않은 데다 이미 생산이 중단된 제품도 여럿 있었다.

실제로 앱에서 검색한 해태제과 ‘갈릭파이’ 크라운제과 ‘사바나패밀리’ 롯데제과 ‘립파이’ 오리온 ‘100% 순수한 이천쌀과 해남산 단호박을 넣어 맛있게 구운 골든키즈’ 등은 이미 단종된 제품이다.

일부 제품은 열량, 당, 포화지방 등 영양정보 수치마저 틀렸다. 농심의 ‘조청유과(총중량 96g)’는 포장에 1회제공량 30g당 열량과 포화지방이 각각 170kcal, 3.3g으로 기재돼 있지만 앱에는 155kcal, 2.7g으로 잘못 표기돼 있었다.

해태제과 ‘에이스’는 총 중량이 121g으로 같지만 1회 제공량은 제품에 표기된 30g이 아닌 28g으로 잘못 나와 있다. 크라운제과 ‘카라멜콘과 땅콩’도 총중량 82g이 1회 제공량이지만 앱에서는 30g이 1회제공량으로 설정돼있다.

식약처는 매월 업데이트 되는 어린이 기호식품 데이터베이스에 근거해 이를 판별한다고 설명했지만 과연 업데이트가 되는 지 의심이 들 정도로 정보 오류가 많았다. 3천200만 원의 예산을 소요해 개발한 앱이 소비자의 정보 길잡이는커녕 애물단지로 전락한 셈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과사들에 협조를 요청하지만 제때 정보를 공유해주지 않아 정보에 오류가 생긴 것”이라 스스로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문제점을 알고 있으며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지만 문제가 즉각 시정될 것이라고는 기대할 수 없었다. 


고열량저영약식품제를 의욕적으로 도입해 놓고는 1회 제공량 표시를 통해 제과사들이 빠져 나갈 길을 열어준 식약처가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정보마저 제과사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씁쓸할 따름이다. 식약처가 강조한 어린이 건강보다 제과업체의 편의에 밀려 홀대 받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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