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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 사각지대-②유사투자자문]피해 속출하는데 금융업 분류 안 돼 방치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2019년 01월 11일 금요일 +더보기

'4차 산업혁명', 핀테크(Fin-Tech) 등의 이름 아래 새로운 형태의 금융산업이 연이어 출현하고 있다. 금융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가 하면, 금융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유사금융'이라는 비판의 시선도 존재한다. 금융감독의 대표적인 사각지대로 꼽히고 있는 가상화폐와 P2P대출, 유사투자자문사의 현황과 문제점, 제도개선책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회원가입은 일사천리, 탈퇴는 시간끌기  서울 마포구에 사는 유 모(남)씨는 지난해 10월 한 유사투자자문회사의 투자자문서비스에 가입했다. 연회비만 500만 원으로 변호사 공증까지 해줄 수 있다고 설명해 안심하고 있었다고. 그러나 자문회사에서 추천한 종목 주가가 급락하면서 탈퇴를 결심한 그는 다시 회사 측에 연락했다. 담당자는 곧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그를 안심시켰지만 주가는 계속 떨어졌고 나중에는 고객센터 자체가 연락이 안돼 탈퇴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유 씨. 그는 "추천 종목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이 나와서 탈퇴를 신청했는데 회사는 아직 연락도 받지 않고 있다"고 황당해했다.

엉터리 수익률로 소비자 기망  경기도 포천에 사는 박 모(여)씨는 1년 전 모 유사투자자문사 투자자문서비스에 가입했다. 회사 측에서는 3개월 내에 '수익률 200%'가 나오지 않으면 전액 환불을 해주겠다고 약속해 믿는 셈 치고 가입했다고. 하지만 3개월이 지나고 약속한 수익률은 나오지 않아 회사 측에 연락을 했지만 연결이 불가능했다. 허위 및 과장광고와 약속 불이행이지만 회사 측과 전혀 접촉할 수 없어 박 씨는 답답할 따름이었다.

유사투자자문업이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지 못하면서 소비자 피해가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금융업무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금융회사가 아닌 까닭에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으면서 불공정계약, 허위 및 과장광고 등 소비자 편익을 저해하는 피해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만약 피해가 발생해 보상이나 탈퇴를 요구하더라도 사업자와 연락이 끊기거나 환불을 고의적으로 미루는 등 금전적 손실을 끼치는 경우도 다반사다.

금융당국 역시 주기적으로 유사투자자문업자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은 실시하고 있지만 금융감독대상으로 지정되지 않아 당국 차원에서도 적극적이고 실효성 있는 검사 및 제재가 불가능해 소비자보호의 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 1997년 도입 후 신고제로 운영, 일반투자자문업과 달리 각종 의무 배제

유사투자자문업은 사설 투자자무업자의 양성화 목적으로 지난 1997년 1월 (구)증권거래법을 통해 도입됐다. 금융당국 신고만으로도 영업이 가능한데 음성화 되어있는 유사투자자문업을 제도권으로 끌어 올리자는 목적이 컸다.

특히 낮은 진입장벽과 최근 IT 발전에 따른 다양한 영업채널이 확보되면서 유사투자자문업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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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말 기준 금감원 신고 유사투자자문업자는 697개에 그쳤지만 이후 매년 급증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신고업자수는 2021개로 5년 만에 2.9배 늘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신규로 신고된 유사투자자문업자수만 425개에 달할 정도로 활성화 되어있다.

유사투자자문업이 신고 업자수만 2000여 개가 넘을 정도로 활성화 되어있지만 이들은 기존 제도권 금융회사들에게 부여하고 있는 각종 의무에서 모두 배제되어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일반투자자문업을 하기 위해서는 법정 자기자본과 전문인력 확보 등의 요건을 갖춰야하지만 유사투자자문업은 금융당국 신고 시 특별한 규제가 없어 누구든지 신고만 하면 영업이 가능하다. 물론 미신고시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미신고 업체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반투자자문과 유사투자자문은 영업행위에서도 차이가 있다. 일반투자자문은 '1대1 상담 또는 조언'을 하는 형태로 자문이 이뤄지만 유사투자자문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자문 행위를 할 수 있다. 인터넷이나 케이블 TV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증권방송'이나 각종 SNS에 난립한 투자자문업자들이 대부분 유사투자자문업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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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문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지만 이처럼 다른 탓에 자본시장법상 투자자문업자에게 적용 또는 부과되는 선관의무와 충실의무, 적합성의 원칙 및 설명의무 등이 유사투자자문업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는 곧 법률상 유사투자자문업을 금융투자업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으로 유사투자자문업이 금융당국으로부터 '허가'가 아닌 '신고'만으로 영업이 가능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처럼 유사투자자문업은 자본시장법상 금융회사로 지정돼있지 않아 소비자 피해 발생시 자본시장법상으로 구제를 받을 수 없다. 앞서 언급한대로 금융당국의 감독 대상에서도 제외돼있어 금융당국 차원의 피해구제도 사실상 불가능해 금융의 속성은 있지만 피해 사각지대로 남겨져 있다.

현재 금융당국에서는 연간 20~30곳을 대상으로 직접 가입 후 영업실태를 점검하는 '암행점검'과 연간 300곳 가량은 신고된 정보가 일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일제점검'으로 실태를 파악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물론 민법상으로 유사투자자문업자의 불법 및 허위 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자본시장법상 투자자 보호의무 관련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유사투자자문업자라 하더라도 민법상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대표적이다.

당시 모 인터넷 증권방송에 유료회원으로 가입한 한 소비자가 증권방송에서 추천한 종목을 매수했다가 큰 손실을 보고 증권방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건이었는데 당시 대법 재판부는 "자본시장법상 유사투자자문업자에 대해 투자자 보호의무 관련 규정을 적용할 수는 없지만, 민법상 손해배상 책임에서도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 금융당국, 유사투자자문업자 법적 의무 강화 노력 결실볼까?

유사투자자문업이 제도권 밖에 있어 답답한 것은 금융당국도 마찬가지다. 금융당국 관할 안에 있다면 각종 관리·감독을 강화해 소비자들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지만 법적 테두리 바깥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유사투자자문업을 폐지하거나 등록제 전환 등을 주장하고 있지만 음지에서의 불법적 활동이 증가해 오히려 투자자 피해가 증가할 수 있는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유사투자자문업 피해사례 중에서 무인가 영업행위, 유사수신, 불공정거래 등 음지에서의 불법적 영업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매년 유사투자자문업자에 대해 일제점검 및 암행점검 형태로 유사투자자문업자의 불건전 영업행위를 점검하고 있다. 특히 암행점검은 금감원에서 직접 유사투자자문업체 서비스에 가입해 폐쇄적으로 이뤄지는 영업 행위를 구체적으로 적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유사투자자문업자에 대한 법적의무 강화에 대한 요구는 커지고 있다. 특히 자료제출 요구에 불응 또는 허위 자료 제출시 과태료 부과를 위한 검사 실시 등 유사투자자문업자 불법행위 점검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법률적 근거 마련과 감독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예를 들어 유사투자자문업자에게는 신고 후 폐업 또는 소재지·대표자 변경시 2주 내 보고 의무가 있지만 불이행에 대한 제재수단이 없고 금융당국에서 신고업자의 영업현황 파악을 위한 자료제출을 요구하더라도 불응에 대한 제재수단은 마찬가지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국회에서도 유사투자자문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통과돼 지난해 12월 공포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금융당국으로 유사투자자문업 신고를 하지 않는 사업자에 대해서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금융당국의 유사투자자문업자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권이 명시되면서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에 보고를 누락하거나 요구한 자료를 고의로 제출하지 않을시 금감원장의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조항도 신설되면서 유사투자자문업에 대한 금감원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게 됐다.

또한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유사투자자문업 신고를 하기 위해서는 불건전 영업방지 교육을 사전에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편법적 영업행위에 대해 직권으로 신고를 말소할 수 있도록 개정돼 이전보다는 금융당국 차원에서 유사투자자문업자 관리 및 감독이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학영 의원실이 최초 발의했던 내용이 이번 개정안에 대부분 담겨있는 것으로 무자격 유사투자자문업자에 대한 사전적 예방과 처벌 등이 미약했던 점을 감안하면 진일보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에는 자료제출 요구 의무 규정이 없었지만 이번 법 개정을 통해 필요시 자료제출 요구권 발동도 가능해지는 등 금융당국 차원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서 "추후 실질적으로 적용해보면서 보완책을 찾아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 신고제로 인한 무자격자 난립 완전차단, 불공정한 약관 개정 시급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유사투자자문업자에 대한 법적 의무가 강화됐지만 여전히 과제는 남아있다. 우선 사전규제 차원에서 불건전 영업 방지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조항이 신설됐지만 구조적으로 무자격자의 난립을 완벽하게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도 현재 각종 점검수단을 통해 부실 운영되고 있는 유사투자자문업자를 솎아내고 있지만 현재의 검사 인력으로는 모든 회사를 점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 신고단계부터 일정 자격이 있는 업자만 신고할 수 있도록 불건전 영업방지 교육을 받은 업자만 신고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됐지만 무자격자를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다.

또한 유사투자자문업자의 불공정 계약 문제도 추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일부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은 연간 수 백만 원 상당의 정보이용권을 판매하면서 소비자의 해지요청시 교재비를 비롯해 각종 항목을 차감해 실제 환급액이 없거나 극히 적어지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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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유사투자자문업자가 투자자에게 제시한 환불약관. 중도해지시 환불액 기준은 '할인가'가 아닌 '정상가'라고 명시돼있다. 상당수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은 할인가로 투자자 가입을 유도하지만 해지시에는 정상가 기준으로 환급해주는 경우가 많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유사투자자문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은 지난해 8월까지 784건으로 2017년 연간 피해구제 신청건(475건)을 이미 넘어설 정도로 소비자 불만이 들끓고 있다.

특히 피해구제 신청건의 상당수는 정보이용료 환급 문제로 사업자의 불공정한 약관에 대한 시정 요구도 추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가입 당시 '할인가'로 안내했다가 해지시는 '정상가'를 기준으로 삼아 과도하게 위약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2015년 해지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현저하게 초과하는 위약금을 청구하는 조항은 소비자에게 불리하므로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제52조에 따라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결정한 바 있다.

유사투자자문 관련 소비자 피해는 피해 금액도 최대 수 백만원에 달하지만 불공정약관에 대해 제재할 수 있는 수단과 금융당국의 규제가 부족해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가입 당시는 할인가, 중도해지시는 정상가 기준으로 위약금이나 이용일수를 공제한다는 약관은 위약금 장사이자 100% 부정약관으로 보고 합의권고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유사투자자문업자가 신고제라는 점에서 소비자보호를 위해 금융당국에도 지속적으로 규제 강화를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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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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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 2019-01-19 20:38:03    
유사투자자문업은 사기를 하도록 방치하는 제도입니다. 사기칠 헛점이 너무 많아 시급히 제도보완해야 할것 같습니다.
1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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