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모녀 납치살해 사건이 시신 발견 8일째가 되도록 용의자의 신원 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신빙성있는 제보조차 거의 없어 수사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8일 인천 강화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1일 윤복희(47.여) 씨 모녀가 실종 14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이후 현금 인출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20-30대 남자 2명 등 인물과 시신을 유기했을 것으로 유력시되거나 도주 경로로 예상되는 도로에 설치된 CCTV 녹화화면, 휴대전화 통화 내역 등 여러 갈래의 수사를 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단서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이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은 이들 모녀의 실종 당일인 지난달 17일 강화도의 K은행에서 현금 1억원을 인출할 때 윤 씨의 무쏘 차량 운전석과 차량 밖에 있던 20~30대 남자 2명에 대한 추적이다.
경찰은 사건 초기 '지리감이 밝은 면식범'의 소행으로 판단, 이들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신원 파악에 수사력을 모았지만 이들의 존재를 확인한 지 한달이 다 되도록 1명에 대한 몽타주 1만장을 만들어 배포하는데 그쳤을 뿐이다.
그나마 2차례의 최면수사 끝에 어렵게 만든 몽타주가 이목구비에 대한 정확한 설명없이 단지 `뽀안 피부의 미남형', `칠부바지' 등 불확실한 것이어서 신빙성있는 제보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공개 수배 이후 이날까지 모두 28건의 제보가 경찰에 접수됐지만 21건은 이미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나머지 7 건도 '비슷한 사람을 봤다'는 정도"라고 밝혀 용의자 추적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경찰은 앞서 모녀의 시신이 발견된 하점면 창후리 둑의 갈대밭에서 나온 안경, 우산 등 유류품도 윤 씨 것으로 밝혀지고 수사 초기 무쏘 차량에서 발견된 혈흔 3점과 머리카락, 담배꽁초 등에 대한 감식 수사에서도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시신 유기 경로로 유력시되는 하점면 부근리-창후리 도로에 설치된 CCTV에 무쏘 차량과 함께 찍힌 승용차를 추적하는 한편 용의자들이 도주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강화.초지대교의 CCTV의 녹화 화면에 찍힌 렌터 차량 등을 대상으로 용의점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또 실종 당일 윤 씨가 이동했을 것으로 보이는 강화읍과 송해.하점.내가면의 리(里) 단위 주민들을 대상으로 탐문 수사를 강화하고 김포.강화 지역의 우범자 및 유사수법 전과자를 대상으로 사건 관련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윤 씨는 지난달 17일 오후 1시10분께 강화읍 K은행에서 현금 1억원을 인출한 뒤 윤 씨 요청으로 학교에서 조퇴한 딸과 함께 실종됐으며 14일 만인 지난 1일 하점면 창후리 둑의 갈대밭에서 각각 10여 m 간격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